밸리투나잇

서울독립영화제2015 (제41회)

새로운 선택

곽승민 | 2015 | Fiction | Color | HD | 28min 31sec | 새로운선택상

SYNOPSIS

정우는 퇴근길에 한 여자와 춤을 추고 있는 자기 자신을 본다. 그날 밤 그 여자와 술을 마시고 바다를 보러 갔다 오는 길, 여자는 정우에게 벨리댄스를 가르쳐준다.

DIRECTING INTENTION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

FESTIVAL & AWARDS

Premiere

DIRECTOR
곽승민

곽승민

 

STAFF

연출 곽승민
제작 도호현
각본 곽승민
촬영 이상현
편집 곽승민
조명 나두열
미술 신혜선
출연 최원용, 손예원

PROGRAM NOTE

퇴근하는 버스 안, 창밖을 보던 정우의 눈에 춤을 추고 있는 남녀가 보인다. 오래전 자신과 여자친구다. 전 여자친구와 몇 번이나 해봤냐고 묻던 여자. 그걸 왜 세고 있냐는 정우의 핀잔에, 난 센다고 다 기억한다고 대꾸하던 여자. “보통 연인들이 300번만 채우면 관계가 소원해진대. 그러니까 우리는 헤어질 가능성까지 27번 남은 거지.” 여름밤, 캔맥주에 취한 그녀는 막무가내로 바다를 보러 가자 한다. 다음에 가자는 정우에게 그녀는 말한다. “우리 너무 다음 다음 하면서 살고 있는 거 아니야? 맨날 다음 다음 하다가 안 돼. 우리 내일 헤어질 수도 있잖아.” 결국 정우는 반바지 차림에 슬리퍼를 끌고 그녀와 함께 인천에 간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 그녀는 정우에게 벨리댄스를 가르쳐준다. 환하게 웃으며 춤을 추는 그녀, 어색해하고 쑥스러워하면서도 따라 하는 정우. 여느 날과 다름없는 평범한 하루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야 그때가 참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구나 싶은 때가 있다. 아마 두 사람에겐 그날 그 밤이 그럴 것이다. 영화는 지나간 사랑,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시간 속 잊지 못할 한순간에 대해 떠올리게 만든다. 그러니까 정우의 ‘밸리투나잇’ 같은 저마다의 순간 말이다. 그 밤, 함께 춤을 추던 두 사람은 아름다웠고 빛났다. 지친 얼굴로 집에 들어서는 현재의 정우에 비하면 더욱. 그래도 괜찮다. 있을지 없을지 모를 ‘다음’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한다면. 지나간 사랑이 남긴 작은 조각으로 ‘밸리투나잇’ 같은 순간을 만들며 현재를 살아가면 되는 거니까. 거기까지 담아내고 있어서 이 영화, 조금 쓸쓸하지만 제법 따뜻하다.

김화영/서울독립영화제2015 프로그램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