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이 피어날 때
서울독립영화제2024 (제50회)
이종서 | 2024 | Fiction | Color | DCP | 23min (E)
TIME TABLE
11.29(금) | 20:00-21:22 | CGV압구정(본관) 2관 | GV, 12 |
12.1(일) | 10:20-11:42 | CGV 청담씨네시티 3관(컴포트석) | GV, 12 |
12.5(목) | 11:50-13:12 | CGV압구정(신관) 4관 | 12 |
SYNOPSIS
아홉 살 현서는 항상 같은 곳에서 담배를 피우던 옆집 할아버지가 사라지고, 낯선 아저씨가 아파트 정원에 무언가를 파묻기 시작하는 것을 보게 된다. 아무도 그 일들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곧 아파트 정원에서 악취가 진동하기 시작한다.
DIRECTING INTENTION
빛바랜 기억 속에서 건져 올린 냄새에 대해 오래도록 생각했다.
FESTIVAL & AWARDS
2024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DIRECTOR
이종서
STAFF
연출 이종서
제작 서수정
각본 이종서
촬영 김여진
음악 임민주
미술 강주홍
출연 최자운, 곽세영, 김윤아, 정태석
사운드 김재환
조연출 이종환
PROGRAM NOTE
현서(최자운)는 초등학교 저학년이다. 성당에 다녀오면서 엄마에게 하느님이 진짜 존재하느냐며 “산타 할아버지도 있다고 해놓고…….” 하면서 약간은 힐난조로 묻는다. 엄마는 하느님이 있다고 믿는다고 답하지만, 믿는다는 게 뭔지 현서는 이해를 못 하겠다. 연필 깎다 남은 찌꺼기를 모아 연필 폭탄을 만들어 지나가는 사람에게 던지고 좋아하는 현서는 아직 뭐가 옳고, 그른지 판단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 분별할 정도가 되려면 좀 더 많은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다. 그 과정을 영화는 성장을 위한 토대라고 말하며 현서의 일상을 따라간다. 거기에는 삶과 죽음의 개념에 관해 오리무중 하는 현서의 시선이 중요하게 포함되어 있다. 극 중에서 현서가 처음으로 접하는 죽음은 비둘기다. 죽음이라는 게 뭔지 모르면서 현서는 다만 사체 위를 윙윙거리는 파리와 주변에 퍼진 이상한 냄새가 신기한 한편으로 불편하다. 어떤 아저씨가 이를 주워 아파트 정원에 묻는데 왜 그러는지 도대체가 모르겠다. 그게 사람이라면 어떨까. 현서는 앞집에 사는 할아버지 집에 배달 우유가 매일같이 쌓이는 게 궁금했다. 알고 보니 할아버지는 고독사했고 현서는 구급대원에 실려 하얀 천에 덮인 채 실려 나가는 광경을 목격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정원의 나무 위에서 피어나는 버섯이다. 죽음이 삶의 거름이 되고 그럼으로써 삶과 죽음이 이어져 있다는 걸 영화는 버섯의 경우를 통해 언젠가 깨닫게 될 현서의 성장으로 은유한다.
허남웅 / 서울독립영화제2024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