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고
단편 쇼케이스
박세영 | 2022 | Experimental | Color | DCP | 6min (N)
SYNOPSIS
호루라기가 박자를 센다. 시선을 교환한다. 엇갈린다. 합쳐진다. 잡아먹는다.
DIRECTING INTENTION
샷-리버스 샷의 가능성 탐구.
FESTIVAL & AWARDS
2022 제19회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
2022 제22회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
DIRECTOR
박세영
2017 지느러미
2019 캐쉬백
2020 갓스피드
2023 다섯 번째 흉추
2023 기지국
STAFF
연출 박세영
제작 박세영
각본 박세영
촬영 박세영
편집 박세영
음악 함석영
출연 박지현, 손정민, 양병현, 임유정, 서태리
PROGRAM NOTE
다섯 명의 댄서가 한 공간에서 움직임을 펼친다. 호루라기 소리를 기준점으로 안무가 교차하는데, 엇갈리는 듯하지만 규칙적이다. 호루라기 소리, 방향의 전환, 댄서의 이동. 추상적 댄스이지만, 규칙적 나열과 행동으로 공간과 인물을 조망하게끔 한다. 그런데 영화의 4분의 1 지점에서 완전히 다른 숏이 등장한다. 댄서가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숏은 질서를 가진 퍼포먼스 가운데 틈입하며 알 수 없는 긴박감을 준다. 이러한 숏의 효과로 댄서들은 파괴된 흐름 속에서 심리적 동요와 불안을 겪는 것처럼 비추어진다. 영화의 음악은 비트와 속도를 높이며 긴장을 가속화하는 기능을 한다. 댄스 필름으로 분류되는 <버티고>는 영화 이미지 구성의 본질인 숏과 리버스숏을 작정하고 실험하는 작품이다. 영화는 가상선 안에서 카메라를 운용하며 인물과 사물의 관계를 비교적 객관적으로 기술한다. 가상선의 규칙은 관객을 눈속임하는 장치이지만, 어긋나면 관객은 이미지의 관습적 수용 체계가 무너져 혼란스럽다. 시선이 마주치지 않는 댄서의 움직임은 카메라에 기본 숏의 태도를 보여 준다. 한편 정면으로 응시하는 댄서의 시선은 대표적인 시점숏(POV)이다. POV는 영화의 주관적인 태도를 암시하는데, <버티고>에서도 유감없이 작동된다. 영화의 시선이란 무엇인가? 카메라의 시점이란 무엇인가? 영화는 어떤 질서 속에 놓여 있나? 혼란 가운데 눈을 감아 버리는 댄서가 다시 정면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마지막 숏은 실험과 관찰을 하던 영화가 취한 하나의 선택으로 해석된다.
김동현 / 서울독립영화제2023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