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전
서울독립영화제2015 (제41회)
본선경쟁 장편
오민욱 | 2015 | Documentary | Color | HD | 86min 16sec | 심사위원상 & 독불장군상
SYNOPSIS
부산의 범전동. 조용하게 비가 내리는 가운데 민방위 훈련을 알리는 익숙한 사이렌이 들려온다. 내리던 비가 그치면서 날이 개이고 바람이 느껴진다. 어디서 불어온 것인지 묘연하기만 한 그 바람은 ‘사라진 마을(돌출마을)’을 지나 ‘붉은 골목(300번지)’에 이르고 ‘굉음’으로 사라진다.
DIRECTING INTENTION
모든 것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있었다. 초원 근처에 살던 사람들이다. 그들이 지켜보던 풍경은 다음과 같다.
[일장기가 불탄다. 전쟁이 끝났다. 감만 8부두를 통해 부산에 상륙한 미군은 넓은 초원을 발견한다. 일본이 차지하고 있던 초원. 미군은 그 초원 위에 기지를 세운다. 다시 전쟁이 발발한다. 성조기가 펄럭인다. 성조기가 불탄다. 미군이 떠나기 시작한다. 미군이 머물던 초원을 돌려받았다. 초원은 이제 공원이 되었다.]
이 모든 풍경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이제 사라지고 없다.
FESTIVAL & AWARDS
2015 제13회 서울환경영화제
2015 제20회 인디포럼
2015 제15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DIRECTOR
오민욱
2008 <1987061020080610>
2012 <상>
2013 <재>
2014 <초원>
STAFF
연출 오민욱
제작 탁주조합
각본 오민욱
촬영 오민욱 오준영
편집 오민욱
음악 우성진
사운드 믹싱 김동환
타이틀 디자인 정혜진
일러스트 하지훈
PROGRAM NOTE
부산시민공원의 특별한 역사성에 주목했던 전작 <재>에 이어, 다큐멘터리 <범전>은 공원을 포함하고 있는 부산 범전동 일대를 작품에 다루고 있다. 부산시민공원의 부지는 1950년 한국전쟁 이후부터 2006년까지 미군의 것이었다. 본래 한국은 미국에 100년을 약속하였지만, 지속적인 요구와 투쟁 가운데, 51년 만에 반환되었다. 군대의 주둔과 더불어, 범전동 일대는 그에 따라 바뀌었다. 300번지 일대는 집창촌이었다. 군대가 폐쇄되고 그곳이 완전히 다른 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범전동 또한 그에 따라 변모해갔다. 그것은 철거와 이주로 대표될 수 있을 것이다. 1장 돌출마을은 미군을 상대로 생활했던 지역의 흔적을, 2장 붉은골목은 집창촌이었던 300번지 일대에 사연을 담고 있다. 3장 굉음은 소멸하고 있는 공간에 문득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사람들의 이미지를 더하며 시간과 공간의 기이한 변화를 낯설게 드러낸다. 영화는 구술사에 의존하기보다, 영화적 장치에 의해 지역을 해석하고 있다. 이미지에 대한 집요함, 과감한 사운드의 불일치, 정교하고 정치적인 편집이 돋보이는 흔치 않은 영화적 다큐멘터리.
김동현/서울독립영화제2015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