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바보

본선 장편경쟁

이종수 | 2023 | Fiction | Color | DCP | 101min (E)

TIME TABLE
12.1(금) 17:00-18:41 CGV압구정(신관) 4관 E, GV, 12
12.4(월) 19:30-21:11 CGV압구정(신관) 4관 E, GV, 12
12.6(수) 15:30-17:11 CGV압구정(신관) ART1관 E, 12
SYNOPSIS

사회복지사인 진현은 지각을 일삼는 사회복무요원 영진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 영진은 왜인지 엉거주춤하고 매일 같은 옷을 입고 다닌다. 어느 날 진현은 영진이 노상에서 노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믿기진 않지만 영진을 당분간 자신의 집에서 지내게 해 준다. 복지관을 다니고 있는 순례는 홀로 힘들게 살아가고 있지만 나라에서 수급자로 지정해 주지 않아 사회복지사인 진현에게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기 시작한다.

DIRECTING INTENTION

쫓아가듯 생겨난 기형적인 천륜 관계들, 반복적으로 생겨나는 제도의 아이러니. 무책임한 해결 방안을 탁상 다리 위에서 이야기하는 사람들 또한 가려진 제도의 그늘 아래 살아가는 사람들일 수도.

FESTIVAL & AWARDS

2023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KB뉴커런츠관객상

DIRECTOR
이종수

이종수

STAFF

연출 D이종수
프로듀서 정보라
각본 이종수
촬영 최유승
편집 이종수
조명 박영하
음악 이종수
동시녹음 조승호
번역 이재아
출연 윤혁진, 안은수, 나호숙

PROGRAM NOTE

익숙하고 낯익은 것일수록 보는 관점과 방식을 조금만 달리하면 전혀 예상치 못한 풍경을 선사할 때가 있다. 이종수 감독의 <부모 바보>는 얼핏 부조리한 단면을 고발하는 소셜 리얼리즘 영화처럼 보인다. 사회복지요원으로 군 복무 중인 영진은 집이 없어 노숙 중이다. 영진은 생활이 어려워 겸직 허가를 받으려 하지만 아버지가 걸림돌이 되어 그마저 쉽지 않다. 한편 사회복지사 진현은 자신이 담당해야 하는 영진의 불성실함에 골치가 아프다. 하루가 멀다 하고 복지관을 찾아오는 민원인 순례는 영진의 피로를 더한다. <부모 바보>는 형편이 좋지 않은 사회복무요원과 삶이 피곤한 사회복지사, 그리고 사회 복지 혜택이 간절한 사람까지 세 명의 인물을 그린다. 하지만 영화는 인물들의 숨겨진 사정과 속내를 일일이 설명할 생각이 없다. 서사를 대신해 자리를 채우는 건 스쳐 지나가는 상황, 반복되는 상황 속에 인물들이 받는 인상이다. 이종수 감독은 말을 줄이고 인물들이 지나간 흔적들을 오래 바라본다. 그 위에 독특한 푸티지 영상과 사운드들이 겹치며 전에 없던 형태의 감흥을 발생시킨다. 익스트림 클로즈업과 사운드의 증폭 등을 통해 일상 속에서 비일상적인 순간들을 찾아내는 영화는 소재적으로는 친숙한 가운데 형식적으로는 그 어떤 영화와도 닮은 구석이 없다. 사회적인 영화와 비디오 아트를 넘나드는 듯한 상상력은 일상과 서사라는 이름으로 덮이거나 지워진 것들을 복원시키는 힘이 있다. 침묵으로 입을 열고 이미지와 사운드로 균열을 벌리는, 독특한 에너지로 감싸인 작품이다.

송경원 / 서울독립영화제2023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