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 개강총회

서울독립영화제2015 (제41회)

특별초청 단편

류덕환 | 2015 | Fiction | Color | HD | 20min 3sec

SYNOPSIS

군대 선후배 관계였다 대학에서 서열이 바뀌어 만난 종환과 성훈. 연극학과 전통인 비공식 개강총회가 시작되고 종환은 군대 후임이던 성훈에게 갈굼을 당한다.

DIRECTING INTENTION

우리는 사회를 변화시켜줄 영웅과 같은 존재를 갈망한다. 하지만 만약, 규정지어진 사회에 대항하는 영웅과 같은 인물이 나타났을 때 지금의 사회는 그 인물을 영웅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인지 의문이 들었다. 또한 그 영웅적 행동을 취한 인물은 그 사회에 휩쓸려버리는 무기력함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15 제14회 미쟝센단편영화제 비정성시 경쟁부문
2015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아 시네마 스케이프

DIRECTOR
류덕환

류덕환

2012 <장준환을 기다리며> 

2013 <남녀이야기>

2014 <냉장고> 

STAFF

연출 류덕환
제작 류덕환(ClownRyu)
각본 류덕환
촬영 김동훈
편집 김병수
조명 류시문
음악 모그, 다이돌핀
미술 류덕환
믹싱 남지은
출연 백종환 김성훈 장원

PROGRAM NOTE

 
종환은 늦깎이 연극영화과 학생이다. 그는 다른 선배들 앞에서는 깍듯이 존대를 하고 고개를 숙이지만 성훈 앞에서는 스스럼없이 반말을 하고 인사치레를 내려놓는다. 성훈은 형, 그래요, 순순히 대답하지만 기꺼운지 달갑잖은지는 알 수가 없다.담배 피우는 좁은 골목에서 만났던 둘은 이내 탁 트인 극장에서 만난다. 비공식 개강총회가 열리는 곳이다. 골목에서 쓰던 반말은 극장에서 사라진다. 마이크를 쓰지 않고 쩌렁쩌렁 울릴 크기로 FM인사를 하는 연극영화과 학생들 사이에서 종환 정도만 제법 안심한 얼굴로 서 있다. 하지만 종환의 안심한 얼굴 뒤에는 성훈의 군대 선임이었던 시절의 말투로 안심을 채근하던, 골목에서의 시간이 있다.영화를 보는 내내 어느 쪽에게도 공감하기 어렵고 통쾌해질 수도 없다. 영화가 둘 중 어느 쪽의 편도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양쪽의 잘못을 ‘퉁치는’ 것도 아니다. 사건을 미끈하게 다듬어내기보다는 꺼슬거리게 내버려두는 것, 대신에 멀리서 관조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아주 가까이 카메라를 가져다대는 것이 이 영화가 택한 방식이다. 영화는 이미 전역한 군대에서 선임과 후임 사이였던 두 사람의 관계나 ‘비공식 개강총회’라는 연극영화과의 제도에 대해 디테일을 꾸며내지 않고 묘사한다. 영화가 입장을 취하는 건 종환과 성훈이 체화한 이른바 ‘군대식 문화’에서 완전히 떨어진 채 그들의 ‘언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인물에 대한 반응과 마지막 장면, 두 군데 정도다. 가타부타가 없는 묘사가 언뜻 냉소적으로 느껴지다가도, 슬쩍 내보인 선택 앞에선 사뭇 진지한 마음으로 응답하고 싶어진다.

김송요/서울독립영화제2015 홍보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