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우유
서울독립영화제2003 (제29회)
본선경쟁(중편)
원신연 | 2003│Drama│35mm│28min | 최우수작품상
SYNOPSIS
며칠 전 해직 통고서를 받은 철도청 소속 선로보수 노동자는 오늘 늘 지급되는 빵과 우유를 가방에 넣고 마지막 근무에 나선다. 첩첩산중에 위치한 어느 기차길, 자살을 결심한 노동자는 철길에 누워 열차가 오길 기다린다. 그때 커다란 낙석 하나가 철길 위로 떨어지고 선로에 목을 대고 누워있던 노동자는 달려오는 열차와 커다란 낙석 사이에서 웃지 못할 사투를 벌이기 시작한다.
DIRECTING INTENTION
빵과 우유는 환갑을 지나 이제 칠순을 바라보시는 아버지의 어느날 기차를 타고 가다 우연히 보게된 선로보수 노동자의 모습이 작품 전반에 투영되고 있다. 아버지는 노동자였다. 그러나 아버진 아직도 술로 빵과 우유를 대신하여 세월의 한 구석에서 이제 마지막 갈 길을 바라보고 있다. 부양해야 하는 가족에게 넉넉한 빵과 우유대신 살아감의 고통을 짐 지어주던 아버지. 아직도 노동의 꺼리가 있으면 낡은 가방하나 메고 빵과 우유를 얻기 위해 새벽을 나서는 아버지. 긴 철길을 홀로 걷던 노동자의 모습에서 그 아버지가 보였던 건 무슨 이유였을까? 작품 빵과 우유는 개인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노동자의 단면적 일상일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삼키고 있는 아픔만은 절대 개인적일 수 없다는 역설적 의미를 담고자 했다.
FESTIVAL & AWARDS
2003 제8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원신연
STAFF
연출 원신연
제작 조회온
촬영 김동은
출연 원풍연
PROGRAM NOTE
영웅은 시대가 만든다? 뭐 비슷하게 영웅은 이도저도 어쩔 수 없게 돼버린 상황이 만든다. <빵과 우유>는 자신의 삶을 내버릴 준비가 된 사내에게 갑작스레 남들의 생명을 구해야 하는 임무를 부여한다. 철로위에 떨어진 커다란 돌덩이, 멀리서 들리는 기차의 기적 소리, 너무나 멀리 있는 비상전화. 수많은 생명이 걸린 위태로운 상황은 어떻게 종결될 것인가? 결국 인생은 한편의 블랙 코미디다. 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