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시작법
서울독립영화제2020 (제46회)
본선 단편경쟁
윤혜인 | 2020 | Fiction | Color | DCP | 23min 9sec
SYNOPSIS
우등생에 반장인 다정은 몰래 작가를 꿈꾸며 글을 쓰고 있다. 어느 날 다정은 자신이 낙선한 백일장에서 시를 써서 상을 받은 전학생 서정을 만난다. 이상의 시를 좋아하고 자신만의 세계가 있는 듯한 서정과 가까워질수록 다정은 동경과 질투 그리고 자괴감을 함께 느낀다. 교내 백일장이 다가온다. 다정은 서정의 세계가 갖고 싶다.
DIRECTING INTENTION
동경하던 세계가 자기만의 환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알을 깨고 나오는 성장을 그리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윤혜인
STAFF
연출 윤혜인
제작 최나은
각본 윤혜인
촬영 신승우
편집 이주협, 윤혜인
조명 신승우
미술 김승균
사운드 박승비
출연 정지현, 김혜윤
PROGRAM NOTE
다정과 서정은 학급 친구다. 다소 서먹한 관계다. 막 전학 온 서정은 혼자 지내는 데 익숙하다. 그와 다르게 다정은 서정에 관심이 있다. 더 정확히는 서정의 시 쓰는 재능이 부럽다. 다정도 글을 써서 곧잘 상장을 받고는 하는데 서정은 차원이 다른 듯하다. 이사카 고타로의 소설을 좋아하는 다정은 서정이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를 읽는 걸 보고는 그를 계기로 책을 바꿔 보는 사이가 된다. 그러면서 서정에게 좋은 시를 추천받고 시에 관한 작법을 묻던 다정은 우연히 서정의 창작 시를 보게 된다. 마침 교내 백일장이 열리고 다정은 외워 둔 서정의 시를 써서 상을 받는다.
서정에게 글을 쓰는 일, 즉 작법(作法)은 창작의 고통과는 무관하다. 사색의 시간이 좋아 친구와 어울리지 않는 듯해도 실은 전학이 잦아 일부러 친구들과는 거리를 둔다. 내색하지 않을 뿐 먼저 다가와 말을 걸어 준 다정이 고마운 서정에게 시란 친구의 정과 같은 관계의 가능성을 글로 표현하는 인적 연결의 확장이다. 다정에게 시는 글을 잘 써 지식의 능력을 인정받는 학습 점수의 확장이다. 영화는 그에 맞춰 1.43:1과 2.35:1의 화면비를 오가며 확장의 의도를 드러낸다. 그것은 시에 관한 서정과 다정의 차이를 드러내려는 목적이기보다 시가 가진 특징과 가능성을 주고받으며 알아 가는 관계의 속성에 관한 미장센이다. 영화는 ‘시작법’에 관해 시간이 쌓이고 사유가 익으면 비로소 알게 되는 것으로 정의한다.
허남웅 / 서울독립영화제2020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