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외면

서울독립영화제2005 (제31회)

단편경쟁

김용완 | 2005 | Fiction | DV | Color | 24min

SYNOPSIS

평범한 20대의 지수가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던 중 조선족 남자를 만난다. 그녀에게 통장의 확인을 부탁하는 남자는 려수다. 하지만, 통장은 확인되지 않고, 남자는 수상하게도 경찰서에 신고도 하지 못한다. 려수는 자신이 좋아했던 서영이 돈을 훔쳤다는 것을 믿지 않으려 한다. 려수는 공장 근처에서 우연히 서영을 얼핏 보지만, 그녀가 잘 있다는 것만으로 과거를 묻어둔다.

DIRECTING INTENTION

세상은 좋은 사람 아니면 나쁜 사람, 혹은 착한 사람만 있다? 과연 그럴까...사람은 어떻다고 규정짓기 가장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나쁜 짓도 하고, 누군가를 외면하기도 하고, 남을 귀찮게 한다. 이 이야기는 착한사람들의 서툰 행동들을 그리고 있다.

FESTIVAL & AWARDS

2005 제6회 대구단편영화제 우수상

DIRECTOR
김용완

김용완

2004 <어느 봄밤에…>

STAFF

연출 김용완
제작 원현숙
각본 김용완
촬영 박두현
편집 김용완
조명 권민철
미술 서지영
음향 정윤호
출연 한상철, 한수연, 한유나
조연출 장원석

PROGRAM NOTE

여자는 자기를 좋아한 조선족 남자의 돈을 갖고 사라진다. 아마도 불법체류자인 남자는 경찰에 신고하지도 못한 채 응답 없는 여자에게 공중전화만 날린다. 표면적인 이야기만 놓고 보면 여자는 믿음을 배신한 나쁜 가해자이고 남자는 순진하고 선량한 피해자이다. 그러나 인간을 그렇게 단순히 이분법적으로 구분 하는 게 가능한가? 이 영화는 그러한 단순화의 오류를 피해간다. 한 남자에게 상처를 입힌 여자는 그의 돈으로 장만한 점포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까지 망설임을 거듭하는 소심한 사람이고 아무 인연 없는 타인에게 사심 없이 작은 선의를 베풀기도 하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다. 추운 겨울 밤에 혼자 식당에 앉아 밥을 먹는 여자의 쓸쓸한 얼굴에서 도저히 악인의 모습을 발견할 수는 없다. 한편 군고구마의 훈기로 겨울 밤의 한기를 견디며 공중전화를 돌리는 남자의 표정은 그가 경찰서에 가지 못한 이유가 불법체류라는 자신의 신분 때문이 아니라 그녀에 대한 마음 때문임을 보여준다. 조덕배의 '나의 옛날이야기'로 희미하게 끊어질 듯 연결되는 두 사람의 마음을 엿보면서 관객은 그저 ‘착한 사람들의 서툰 행동’을 볼 뿐이다. 무척이나 춥고 쓸쓸한 겨울, 그러나 사람에 대한 희미한 긍정과 믿음을 느낄 수 있는 춥지만 따뜻한 영화이다. 

맹수진 / 서울독립영화제2005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