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달리다

서울독립영화제2015 (제41회)

특별초청 장편

강석필 | 2015 | Documentary | Color | DCP | 104min

SYNOPSIS

마을에서 함께 자란 사춘기 소년, 민수와 상호. 2008년 사부님과 자전거로 유럽을 돌며 택견 시연을 하는 여행을 떠났다가 사부를 배신하고 자신들만의 여행길로 튀어버린다. 시간이 흘러 사춘기 소년들이 고군분투하며 성년이 되어가는데, 소년들은 어떤 시간을 보냈고, 우리는 그들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발견하게 될까?

DIRECTING INTENTION

12년 전, 나는 성미산마을에 둥지를 틀었다. 내 아이가 마을의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나는 비로소 ‘마을의 가능성’에 대해 진심으로 궁금해졌다. 20년 전, 마을에 모인 부모들은 기존 교육의 틀을 깨는 파격적인 실험을 감행했다. 경쟁이 아닌 ‘모두의 아이’로 함께 키우자는 부모들의 생각은 결국 대한민국 최초의 공동육아 어린이집으로 이어졌고, 시간이 흐른 뒤에는 마을의 대안학교로 결실을 맺었다. 실험정신으로 가득 찬 마을에서 자란 아이들은 과연 어떻게 성장했을까?
전작인 <춤추는 숲>에 이은 마을 다큐멘터리 두 번째 이야기 <소년, 달리다>는 이런 질문에서 시작한다. 마을의 품에서 나고 자란 민수와 상호가 열일곱 사춘기 소년에서 스물셋 청년이 되기까지 7년. 과연 시간은 모자라고 어설픈 청춘들을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가?

FESTIVAL & AWARDS

2015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비프 메세나 수상

DIRECTOR
강석필

강석필

2012 <춤추는 숲>

STAFF

연출 강석필
제작 감어인 필름 홍형숙
각본 강석필
촬영 강석필
편집 이연정
음향 표용수
출연 박민수 박상호

PROGRAM NOTE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청년들의 활기찬 모습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시간이 펼쳐진다. 성미산마을 공동체에 모인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무엇을 배우고 가르치며 사는가를 ‘민수’와 ‘상호’를 중심으로 그려진다. 그들이 커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웃음과 갈등, 눈물과 뜨거움을 만나게 된다. 이 작품에는 중학교를 졸업하는 두 주인공의 고등학교 입학, 자신의 꿈을 위한 좌충우돌, 미래를 만들어가려는 소중한 걸음들이 오롯이 담겨 있다. 습관적으로 어른(?)이 되어가는 청소년의 모습을 다루었기에 성장영화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소년, 달리다>는 그 이상의 현실을 불러내온다. 두 명의 청소년을 다루고 있지만, 그 친구들이 맺고 있는 마을 사람들의 감정의 폭과 생각의 변화를 또렷이 병행한다. 두 명의 주인공은 어느 누구의 아들이 아니라 확장된 의미에서 마을의 아들이 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두 주인공만큼이나 마을의 어른들 역시 생애 첫걸음을 걸어가고 있고, 서로의 관계에 대해 서툴기도, 민감하기도, 사려 깊기도 하다. 두 주인공의 변화만큼이나 부모와 다른 어른들의 ‘기다림의 여유’도 늘어간다.정교하며 차분하게 잘 짜여진 이야기 구조 안에서 카메라는 두 주인공의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가면 질문한다. 감독 1인칭 내레이션과 더불어 화면 안에서 개입하는 감독의 목소리는 때론 마을 어른처럼, 두 아이의 아버지처럼, 친구처럼 들린다. 무엇보다 카메라 앞에서 만나는 감독과 두 주인공의 관계는 주목할 만하다.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 서로에게 주는 관심이 무엇을 만들 수 있는지를 발견하게 한다. <소년, 달리다>는 청소년의 어른 되기와 어른의 부모 되기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오정훈/인디다큐페스티발2015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