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한 나무의 씨앗
서울독립영화제2024 (제50회)
해외 초청
Mohammad RASOULOF | Germany/France/Iran | 2024 | Fiction | Color | DCP | 168min (KN,E)
TIME TABLE
12.2(월) | 19:40-22:28 | CGV압구정(본관) 2관 | E, KN, 15 |
12.5(목) | 14:00-16:48 | CGV압구정(본관) 3관 | E, KN, 15 |
SYNOPSIS
조사 담당 판사인 이만은 테헤란의 정치적 혼란 속에서 자신의 편집증과도 싸워야 한다. 자신의 총이 사라지자, 이만은 아내와 딸들을 의심하여 가혹한 조치를 취하고, 이로 인해 가정 내 유대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와 동시에 사회적 규칙도 무너져 버린다.
FESTIVAL & AWARDS
2024 Cannes Film Festival Jury Special Prize
2024 Chicago International Film Festival Silver Hugo Best Screenplay
DIRECTOR

Mohammad RASOULOF
2013 Manuscripts Don't Burn
2017 Dregs
2020 There Is No Evil
STAFF
연출 모함마드 라술로프
제작 Rozita Hendijanian, Mohammad Rasoulof, Amin Sadraei, Jean-Christophe Simon, Mani Tilgner
각본 모함마드 라술로프
촬영 Pooyan Aghababaei
편집 Andrew Bird
음악 Karzan Mahmood
출연 Mahsa Rostami, Setareh Maleki, Soheila Golestani, Missagh Zareh
PROGRAM NOTE
모함마드 라술로프 감독은 이란 정부의 집요한 탄압에도 꾸준히 영화를 만들었고 그 결과 <신성한 나무의 씨앗>의 완성을 앞둔 시점에 징역 8년형을 확정받았다. 2024년 칸영화제 기간 중에 서구로 망명을 택한 그는 <신성한 나무의 씨앗>을 구상한 계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란의 감옥에 갇혀 조사를 받는 동안 나를 취조하는 저 사람의 일상이 어떤 것일지 궁금해졌다. 저 사람의 가족은 어떤 사람들이고 그는 어떤 가장일지 상상하기 시작했다.” 영화는 실제로 자신의 직업을 숨기고 살아가는 윤리 감찰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란의 평범한 다른 가족들처럼 아내는 남편의 승진을 기대하고 두 딸 역시 아버지가 승진하면 월급을 더 받게 되고 그 월급으로 새 집으로 이사가면 각자의 방이 생길 거라 기대하고 있다.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 여성이 죽고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지자 이 가족의 삶에도 균열이 일어난다. 영화는 부모 세대와 신세대 또는 종교적 믿음과 개인적 신념의 대립을 그리면서 이란 사회 아니라 지구상 어디에나 존재하는 가족 안의 갈등을 섬세하게 들여다본다. 정치, 역사, 사회라는 큰 격변의 소용돌이와 가족이라는 가장 작은 단위의 문제를 놀랍도록 유연하게 연결시킨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신성한 나무의 씨앗>은 거짓말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다. 자기 신분을 숨기는 아버지의 거짓말로 시작하는 영화는 진실과 거짓을 밝혀내겠다는 교조적 믿음으로 자기 가족을 취조실로 몰아넣는 아버지의 역설적 선택을 보여 준다. 사실을 밝히겠다는 믿음이 진실을 압살하고 가족을 파괴하는 비극으로 이어진다. <신성한 나무의 씨앗>은 이란의 현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알려 주는 라술로프 감독의 절박한 전언이다.
남동철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