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사자(들)
서울독립영화제2008 (제34회)
단편경쟁
홍재희 | 2008ⅠFictionⅠColorⅠ35mmⅠ20min
SYNOPSIS
마장동 우시장, 정육점 여자 정희. 정희의 남편 성칠은 도박에 빠져 걸핏하면 정희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돈을 요구한다. 정희를 불쌍히 여긴 우시장 이웃 여자들은 고기를 먹고 힘을 기르라고 권한다. TV에서 암사자들이 사냥하는 모습을 보고 난 후부터 정희는 매일 고기를 먹어보려고 무던히 노력하는데.....
DIRECTING INTENTION
폭력은 폭력을 부른다. 폭력에는 정의도 없고 악도 없다. 사람에게 휘두르는 폭력은 반드시 그 자신에게로 돌아오게 되어있다. 남편의 폭력을 견디다 못한, ‘매 맞는 아내’들의 극단적 폭력도 그렇다. 이들은 희생자인가? 살인자인가? 생존자인가?
FESTIVAL & AWARDS
2008 제15회 Woman Make Wave 여성영화제
2008 제8회 대구단편영화제
2008 제2회 충무로국제영화제
2008 제7회 미쟝센단편영화제
2008 제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우수상
DIRECTOR

홍재희
1997 < 오해 >
1999 < 구토 >
1999 < 사막을 건너는 법 >
1999 < An Alley >
2001 < 요요돌리기 >
2003 < 먼지 >
2005 < 서울, 천사의 시 >
2005 < Lovers >
STAFF
연출 홍재희
제작 남채희
각본 홍재희
촬영 이봉주
편집 엄윤주
조명 박준규
미술 이민아
음향 정지영
음악 김홍집
출연 홍성아, 정인기
PROGRAM NOTE
도박에 빠진 남편 성칠은 부인 정희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우시장 아주머니들은 정희를 걱정한다. 못된 남편과 온순한 부인, 그리고 어김없이 등장하는 남편의 폭력. 이러한 이야기는 질리도록 보아왔다. 얼핏 진부해보일 수 있는 이러한 설정을 이 영화는 간결하게 깨뜨린다. 우시장 아주머니들의 진심어린 충고에 육식을 시작한 정희의 마지막 저항과 눈물을 볼 때까지도 시원하다기 보다는 답답한 마음이 앞섰다. 폭력이 부른 폭력을 보며, 마치 사건의 목격자가 되어 겪는 듯한 도덕적․양심적 갈등에 빠져들게 한다. 저것은 정당방위인가? 이유야 어떻든 범죄인가? 그들은 정희를 이해해줄 수 있을까?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어지럽히고 있을때 나타난 우시장 아주머니들은 나의 이러한 고민을 상큼히 날려주었다. 가게의 셔터를 내리고 평소 고기를 다루던 솜씨로 거칠것 없는 그녀들의 작업과 천연덕스러운 아침인사를 보면서 머릿속이 가벼워짐을 느꼈다. 그렇게 나는 공범자가 되었지만, 지루하고, 딱딱한 사람들 앞에 정희가 나서서 자신을 변호하는 것을 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안심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관객에서 시작하여, 사건의 목격자 그리고 결국은 공범자가 되었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시원한 결말이 무엇보다 인상적인 영화였다.
오늘은 고기를 먹어야겠다.
최유진/서울독립영화제2008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