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 대신 뜨개질
서울독립영화제2015 (제41회)
새로운 선택
박소현 | 2015 | Documentary | Color | DCP | 105min
SYNOPSIS
매일 야근을 하던 나나. 어느 날 동료들과 야근 대신 재미있는 걸 해보기로 결심하고 삭막한 도시를 알록달록 물들이자는 뜨개질 도시 테러를 감행한다. 이후, 도시를 바꾸는 뜨개질을 넘어, 실질적인 삶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나나는 사회적기업 최초의 노조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DIRECTING INTENTION
신자유주의 경쟁 체제의 노동환경과 삶은 자신과 주위를 돌볼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공공의 가치와 혁신을 이야기하는 사회적 기업에서 일하는 그녀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회사는 규모를 키워가며 보다 안정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지만 일하는 사람들도 개인의 사회적 가치를 발현하는 것이 가능할까? 심지어 회사 내 의사결정 구조에서 쉽게 배제되고 주변화되는 것이 여성의 현실이다. 그녀들은 ‘야근 대신 뜨개질’이라는 소박한 일상의 변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는다. 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일터 자체가 변해야 함을 깨닫기 시작하고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움직인다. 개인적인 삶의 변화가 일터로까지 확장되기를 희망하면서. ‘야근’과 ‘뜨개질’은 그런 그녀들의 고민과 대안의 상징이다. ‘야근 대신 뜨개질’ 멤버들은 사소한 것으로 치부되었던 뜨개질을 연대 활동으로 만들면서 그 의미를 확장시킨다. 일상의 변화와 일터의 변화를 분리시키지 않는 방식은 점점 더 삭막해져가는 노동 현실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연대 방식은 뜨개질의 패턴처럼 계속해서 이어지고 아름다워질 것이다.
FESTIVAL & AWARDS
2015 제7회 DMZ국제다큐영화제 한국경쟁
DIRECTOR
박소현
2004 <네 몸에 꼭 맞는 비닐봉지>
2012 <대한민국 1% 미만>
2013 <자, 이제 댄스타임>
STAFF
연출 박소현
제작 이현지
각본 박소현
촬영 박소현, 이현지, 김치성
편집 박소현
음악 세르 지미
사운드 표용수, 고은하, 최지영
PROGRAM NOTE
환경을 생각하는 여행, 현지 주민들의 삶을 존중하는 여행을 공정여행이라 부른다. 공정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가 있다. 이 회사는 ‘이윤 창출 극대화’가 목적이라기보다는 취약계층 일자리 만들기와 지역 사회를 위한 공공적, 공익적 목적을 추구하는 사회적기업이다. ‘나나’를 비롯한 ‘주이’, ‘빽’은 늘 있는 야근과 차가운 사무실 분위기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뭔가 의미 있는 탈출을 기획한다. ‘뜨개질’이다.사무직 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이들은 나름대로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고, 부당한 일에 대해서 목소리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회사 생활은 늘어가는 업무와 그로 인한 야근, 자신이 기대했던 가치는 어려운 현실과 부딪히며 휘말려간다. 무력감이 몰려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야근 대신 뜨개질>은 사회적 가치 실현과 자신의 노동 현실 속에서 갈등하는 여성들의 감정 상태를 드러낸다.첫 꼬뜨기에서 이어붙이기까지의 뜨개질 과정은 여성들이 갖는 일, 사회의식, 노동과 연결되어 있다. 일기 쓰는 것이 재미가 없고, 집 얻기도 힘든 여성, 스스로를 노동자라고 불러야 하는 것이 어색한 상황들. 얽히고설킨 복잡한 세상 속에서 뜨개질은 지금 그녀들의 상태인지도 모르겠다.
오정훈/인디다큐페스티발2015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