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이다

서울독립영화제2008 (제34회)

단편경쟁

박지완 | 2008ⅠFictionⅠColorⅠ35mmⅠ15min

SYNOPSIS

포커를 치는 여고생 A,B,C,D,E
모의고사 성적 때문에 싸우는 S와T
교생과 미묘한 밤을 공유하는 Y
모두 다 여고생이다.
모두 다 당신이 지나 온 그 시간들이다.

DIRECTING INTENTION

시간은 흘러간다. 사람들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시절도, 매일이 똑같이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돌아오지 않는 어떤 하루가 모인 시간이다. 어쩌면 ‘아름답다’는 것은 절대 돌이킬 수 없는 그 순간들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FESTIVAL & AWARDS

2008 제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2008 제12회 부천국제영화제
2008 제7회 미쟝센단편영화제
2008 Women Make Waves Film Festival
2008 제4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2008 제10회 정동진독립영화제
2008 제7회 요코하마학생영화제

DIRECTOR
박지완

박지완

2005 <필로우 토크>

STAFF

연출 박지완
제작 김유경
각본 박지완
촬영 백문수
편집 박지완
조명 백문수
미술 방유진
음향 김수덕, 김기탁
음악 김홍집
출연 엄윤재 등

PROGRAM NOTE

일군의 여고생 무리가 하교 후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카메라는 그 중의 몇을 따라 이동한다. A, B, C, D, E로 명명된 ‘여고생’들은 자연스럽게 분식집으로 들어가 (떡볶이를 먹으며 담임 욕이나 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포커를 즐긴다. 신발을 한 짝씩 바꿔 신는 우정을 과시하는 S와 T의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Y는 교생선생님과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여고생이다>의 매력은 ‘여고생’이라는 단어를 소재로 한 다른 작품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추억’과 ‘성장’이라는 단어에 집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나의(혹은 우리의) 고교시절은 위태로웠다’로 시작해 ‘그러나 아름다웠다’로 마무리되는 여타의 영화들과 달리, <여고생이다>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고교시절의 일상 중 몇 토막을 골라내어 느긋이 바라보는 듯한 시선을 가졌다. 감정을 억지로 고양시키거나 아름다움을 강요하지 않기에, 조용히 응시하게 된다. 이것은 추억이라기보다 기억에 가깝다.

그런 의미에서 <여고생이다>는 외려 어른들을 위한 작품이다.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라고 과거를 채색해 현재를 자학하는 그들에게 ‘사실, 그저 조용히 흘러가고 있었을 뿐이야’라고 손 내민다. 그리고 살며시 추억에서 빠져나와 (곧 채색되어 추억이 될) 현재를 가만히 쓰다듬게 한다.

김수연/서울독립영화제2008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