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서울독립영화제2016 (제42회)

본선경쟁 단편

김석영 | 2015 | Fiction | Color | DCP | 24min

SYNOPSIS

성 매매를 하며 살아가는 거리의 박카스할머니 화자(65). 경찰들에게 잡혀갈 위기에 처한 그녀를 단골손님인 할아버지 중원이 구해준다. 화자는 중원에게 ‘연애’를 하자고 호객하고, 함께 중원의 집으로 간다. 그곳에서 화자는 중원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DIRECTING INTENTION

오늘날 한국에서의 가난한 노년은 극한으로 내몰리고 있다. 한국의 노인 자살률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가난한 노인들은 생존을 위해 죽는 날까지 몸으로 노동을 하고, 고독하게 죽어간다. ‘생계형 노인 성매매’와 ‘고독사’등의 사회문제를 담고 있는 이 이야기 속에서, 고립된 사람들의 처절한 교감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16 제15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2016 제 3회 포항맑은단편영화제
2016 제 9회 서울노인영화제

DIRECTOR
김석영

김석영

2010 <사로잡힌 여자>

2011 <마취>
STAFF

연출 김석영
제작 김부철
각본 김석영
촬영 이진근
편집 김현범
조명 김민재
녹음 최형원
미술/의상 박설영
믹싱 리드사운드
출연 박혜진, 문창길

PROGRAM NOTE

“연애하러 갈까?” 청춘 남녀가 ‘썸’ 타는 중 했을 얘기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콩닥콩닥 뛸지 모르겠다. 하지만, 노인 문제와 결부되면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인천댁으로 불리는 화자는 할아버지들을 상대로 불법적인 ‘연애’를 하며 생계를 유지한다. 그러다가 이를 시기한 업계(?) 동료의 고발로 경찰에게 덜미를 잡힌다. 이때 단골 오빠인 중원이 기지를 발휘해 위기를 모면한다. 그에 대한 답례로 중원의 집에 따라가 연애를 하던 화자는 볼일을 보러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배에 차는 오줌주머니를 보고 마음이 불편해진다. 서둘러 중원의 집을 떠나면서도 화자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중원의 건강을 걱정해 전화를 걸지만, 통화가 되지 않자 화자는 불안해진다. <연애>는 최근 한국영화가 주목하는 소재 중 하나인 ‘박카스 할머니’를 주인공을 내세워 절박한 생존의 문제와 더불어 죽음을 결부한다. 이를 노인 복지와 가족 붕괴와 같은 거시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대신 화자와 중원의 사연에 밀착해 이들의 절박한 사연을 노출한다. 누구에게는 사랑일 관계가 검은 거래로 전락할 때, 특히 그 주체가 노인과 같은 약자일 때 이 사회는 쉬쉬하거나 부러 외면해왔다. <연애>는 화자와 중원의 우물 속 심정을 적나라하게 파고들어 은밀한 공간에 카메라를 갖다 대기를 서슴지 않는다. 극 중 내용과는 역설적인 제목이 주는 심정적인 거리감만큼이나 <연애>의 내용은 낯설지만, 그러므로 더욱 절실한 문제로 다가온다.

허남웅 / 서울독립영화제2016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