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편지
서울독립영화제2015 (제41회)
본선경쟁 단편
유재선 | 2015 | Experimental | Color+B&W | HD | 12min 32sec
SYNOPSIS
주인공 구진은 여자친구로부터 외도를 의심 받는다. 구진은 오해임을 해명하기 위해, 주변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당일 상황을 재연하는 등, 온갖 증거로 점철된 영상편지를 보낸다.
DIRECTING INTENTION
사랑의 관계가 얼마나 흔들리기 쉬운지 보여주고 싶었다.
한 번의 실수가 관계의 끝을 초래할 수 있는 것이 연애다.
사소한 실수라고 해도 바로잡기가 무척 힘들다.
FESTIVAL & AWARDS
2015 제20회 인디포럼
2015 제9회 대단한단편영화제
DIRECTOR
유재선
STAFF
연출 유재선
제작 유재선
각본 유재선
촬영 김지산
편집 유재선
조명 김지산
음악 시선들
미술/의상 송채연
녹음 이희재 고성재
출연 정덕진 채미미 박승빈 고성재 송채연 유복환 권영임 유재선 김지산
PROGRAM NOTE
오늘 사랑하는 그(녀)에게 이별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헤어지자는 이유가 오해와 오해가 쌓여 나로선 미칠 지경이다. 억울한 당신은 변해버린 그(녀)의 마음을 어떻게 돌려놓을 것인가? 우리의 주인공 구진은, 낯선 여자와 비를 맞고 젖은 채로 집 앞에 있는 모습을 보고 오해한, 사랑하는 수민에게 영상편지를 띄우기로 한다. 영화 내용 속에 포함되어 있진 않지만 구진이 영상편지를 만드는 과정을 생각해보자. 불안하고 억울한 마음을 부여잡고 ‘어떻게 할까?’ 발을 동동 구르던 구진의 머릿속에 번뜩 TV에서 본 영상편지가 떠올랐을 것이다. ‘옳다구나! 확실히 오해를 풀기 위해 단순한 영상편지가 아닌 당시 상황을 재연하고 나의 사랑을 수민에게 증명해줄 인터뷰도 삽입해야지!’ 구진은 친구들과 담당교수를 인터뷰하고,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당일 상황을 재연한다. 집 안 곳곳에 수민과 함께 찍은 사진을 배치하고, 무릎 꿇고 애원하는 촬영을 한 후, ‘이 정도면 오해를 풀고 약속 장소로 나오겠지!’, 부푼 마음을 안고 치밀하게 편집해 편지를 띄웠을 것이다. 약속장소에서 만나 더 큰 오해가 쌓여 두 번째 영상편지를 만들 줄 모르고 말이다. 구진의 영상편지는 증거로 포장된 그의 감정만 있을 뿐 진심이 없다. 모든 과정을 지켜본 친구들은 구진의 노력에도 변한 마음을 돌리지 않는 수민을 욕할 것이다. 아마도 구진의 노력은 그를 로맨티스트의 자리로 올려 놓을지도 모른다. 영상편지는 자신을 보호하고 포장하기 위한 장치로서 작동할 뿐 상대방의 반응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영화는 TV에서 흔하게 흘러나오는 영상편지의 속성을 비꼬며 구진의 이별을 바라본다. 나는 어머니께서 여동생에게 한 말씀을 떠올리며 구진의 행동을 한 번 더 곱씹어본다. 갑자기 비가 쏟아지면 늘 수민에게 달려가 우산을 건넸던 구진이 왜 하필 그날만큼은 다른 여자 손에 우산을 쥐어주고 있었을까?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쉽게 무릎 꿇는 남자는 믿지 말라고!
박배일/서울독립영화제2015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