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필리어
단편 쇼케이스
권지수 | 2023 | Fiction | Color | DCP | 30min (E)
SYNOPSIS
첫 공연 전, 햄릿은 지연의 오필리어가 자신을 가린다 생각해 벙어리 대역으로 바꾸자 주장한다. 지연은 그들이 바라는 오필리어가 되고 싶지 않다.
DIRECTING INTENTION
햄릿의 복수 말고, 오필리어의 복수.
FESTIVAL & AWARDS
2023 제5회 울산단편영화제
DIRECTOR
권지수
2017 낮, 달
STAFF
연출 권지수
제작 정혜윤
각본 권지수
촬영 홍민혁
편집 권지수, 박종민
조명 홍민혁
음악 김다은
미술 김민정, 노진
의상 안은재, 이예원
출연 홍수정, 송철호, 박지훈
PROGRAM NOTE
“저 비극 속의 오필리어는 되지 않을 거예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햄릿>에서 오필리어는 자신의 아버지를 정적으로 오해한 연인 햄릿이 살해하자 그 충격에 물에 빠져 목숨을 잃었다. 영화 <오필리어>는 잘못은 햄릿이 저질렀는데 왜 오필리어가 상징적인 단죄를 받아야 했는지, 그에 대한 의문을 품고 다시 구성한다. 여기서 햄릿(박지훈)은 주인공이 아니다. 그 때문에 햄릿은 오필리어(홍수정)가 더 주목받는 것이 싫어 자꾸 밀어내려 한다. 기세등등하게 나오는 햄릿에 밀려 오필리어는 무대에 오르는 것을 포기하려다가 각성하고 극의 중심에 선다. 이 영화의 진가는 바로 여기서부터 드러나는데 기존의 <햄릿>과 관련한 상식을 완전히 뒤엎어 버린다. 극 중 무대에는 기존의 오필리어가 숨져 있는 가운데 이 영화의 주인공 오필리어가 개입해 무대와 현실의 경계를 지워 버린다. 그리고 현실의 오필리어가 죽은 오필리어를 향해 그 유명한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의 대사를 읊으며 햄릿이 가지고 있던 주도권을 자신에게로 가져온다. 그전까지 햄릿의 기세에 밀려 중심에 서지 못했던 오필리어는 스크린의 정가운데 위치하거나 단독 숏을 받아 그 자신의 심정은 물론 그간 사이드킥(?)으로 밀려 마음속에 쌓아 두었던 울분을 마음껏 토해 낸다. 시대가 바뀌면 고전의 해석 역시 달라진다는 것을 <오필리어>는 뛰어난 영화적 상상으로 증명한다.
허남웅 / 서울독립영화제2023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