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손자 베스트
서울독립영화제2016 (제42회)
특별초청 장편
김수현 | 2016 | Fiction | Color | DCP | 131min
SYNOPSIS
집을 나와 고시촌을 전전하는 ´키보드 워리어´ 교환과 평생 좌파척결을 외쳐온 ´애국노인´ 정수는 우연한 계기로 얽혀 할아버지와 손자처럼 가까워진다. 각자의 마지막 거사를 준비하는 두 사람의 파국을 그리는 블랙코미디.
DIRECTING INTENTION
폭력으로, 공격으로, 꽉 막힌 미래에 대해 자기 방어를 해야 하는 절망과 결핍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비록 선민의식으로 보여진다한들 상관없다 믿었던 것도 같다. 우리 영혼들을 한데 묶어 좀비로 만드는 미디어 얘긴 꼭 건드리고 싶단 생각도 들었을 테고. 믿음이라는 것에 대해, 신념이라는 것에 대해, 삶의 분노와 희망이라는 것에 대해. 더불어 그 저편에서 만들어진 돌연변이에 대해 따져보고 싶었나보다.
FESTIVAL & AWARDS
2016년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
DIRECTOR

김수현
2004 <귀여워>
2010 <창피해>
2012 <연소, 석방, 폭발, 대적할 이가 없는>
STAFF
연출 김수현
제작 이문형
각본 김수현
촬영 조용규
편집 서승현
조명 박상욱
음악 김형석, 유지평
미술 황비긴
출연 동방우(명계남), 구교환, 김상현
PROGRAM NOTE
언젠가부터 서울 거리에서 마주치게 된 낯선 풍경이 하나 있다. ‘어버이 연합’의 어르신들과 ‘일베’ 젊은이들 사이의 (어쩌면 오래된) 격세유전, 또는 (어쩌면 새로운) 세대연합의 현장이 그것이다. 광화문의 ‘세월호 유가족 농성장’ 주변에서 벌어진 ‘혐오 퍼포먼스’가 그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우리 손자 베스트>는 그 세대연합의 저류에 흐르는 혐오라는 감정의 발생과 작동의 메커니즘을 추적하는 미시정치학적 탐구다. 또는, 노량진의 취업준비생들과 종로3가 탑골 공원의 어르신들이 왜 그 중간에 있는 광화문에서 만날 수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도시정치학적 연구보고서다. 가족 및 섹슈얼리티에 대한 성정치학적 질문과 특정 장소에 대한 공간정치학적 탐구를 결합시켜 온 김수현 감독의 영화 만들기 방법과 과정에 충실하자면, 이 영화에 다름과 같은 부제를 붙여볼 수도 있을 것이다. “왜 세월호-광화문은 취준생-노량진과 탑골-어르신들의 정치적 성감대가 되었나?” 그들은 혐오에 사로잡혀 있지만, 영화는 단순히 그들을 단순한 혐오의 대상으로 다루지 않는다. 조롱과 연민의 공존에서 오는 어떤 불안. 그 불안은 쉽게 해소해야 할 것이 아니라 함께 겪어내고 살아내야 할 무엇이 아닐까, 라는 질문. 이것이 <우리 손자 베스트>의 윤리적 태도이다.
변성찬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