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공단
서울독립영화제2014 (제40회)
경쟁부문 장편
임흥순 | 2014 | Documentary | Color+B&W | DCP | 103min 18sec
SYNOPSIS
2014년 1월, 바다 건너 캄보디아에서 봉제 노동자들이 일어선 그날, 21살 여공의 머리에 총알이 날아들었다. 노동자도 사람이라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임금을 달라고 외친 결과였다. 1970년대 대한민국 동대문 청계시장을 가득 채웠던 말들이, 2014년 동남아시아를 떠돈다. 왜 여성 노동자들의 삶은 여전히 어렵고 궁핍해져만 가는 걸까?
DIRECTING INTENTION
‘노동’은 한 개인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수단이 되기도 하고, 남과 북이 나눠진 한국처럼 이념적인 요소가 강하게 작동되기도 한다. 또한,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때때로 경외와 신화화되기도 한다. <위로공단>은 1970-80년대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밤낮으로 일했던 ‘구로공단’ 의 10대 여성들부터, 오늘날 다양해진 형태의 여성노동, 그리고 현재 저임금 노동시장에서 일하고 있는 아시아의 여성노동자까지 그린다. <위로공단>은 다양한 그녀들의 목소리를 통해 현대인의 고통과 불안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과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가 우리 일상을 어떻게 잠식해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FESTIVAL & AWARDS
2014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임흥순
2012 <비념>
STAFF
연출 임흥순
제작 김민경
촬영 임흥순, 이선영, 김길자, 지윤정
편집 이학민
조명 김명관
음악 이태원
디지털 색보정 신정민
사운드 슈퍼바이저 서영준
조감독 신은희, 정엄지
출연 신순애, 이총각, 김영미, 강명자, 김소연, 김진숙
PROGRAM NOTE
2014년 정초, 한국 의류기업에서 일하던 캄보디아 노동자들이 최저임금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공수부대가 투입돼 그들 중 5명이 사망했다. <위로공단>은 캄보디아의 한국 공장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인터뷰로 시작한다. 그녀들이 기거하는 공동주택의 두 지붕이 저 멀리 맞닿은 지점, 수백 대의 재봉틀이 돌아가는 공장을 좌에서 우로 천천히 품으며 만들어내는 폭, 거기에 영화는 의도를 숨겨놓은 듯하다. 영화는 시간을 되돌려 1960년대로 향하고, 공장 노동자부터 전화상담사에 이르는 한국 여성 노동자의 드넓은 스펙트럼을 담는다. 각 시대별로 노동운동의 역사에 남은 굵직한 사건들이 불려나오며, 당시 현장에 있었던 여성 노동자들이 그때의 기억을 생생하게 전한다. 열악하고 비인간적인 작업 현장에서 정신적이고 신체적인 고통을 겪으며 노동자로 살았던 그녀들은 스스럼없이 투옥 및 해고에 맞섰고 때로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성폭행과 가부장제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위로공단>은 과거의 여성 노동자들을 다독이는 영화인가. 값싼 임금을 좇아 공장들이 해외로 이전됐고, 한국 공단의 대명사였던 구로공단은 어느새 첨단 산업단지로 변모했다. 자칫 공장과 노동자가 사라진 괴상한 나라에 살고 있다는 착각이 일어날 법하다.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것은 노동자들에 대한 감시와 부당한 처벌이며, 노동의 가치와 노동자의 삶을 회복하는 일은 과거의 역사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다. 그런데 인터뷰에 나선 여성 노동자들은 하나같이 씩씩하고 밝다. 비열하지 않게 살아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얼굴이다.
이용철/서울독립영화제2014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