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사회
장편 쇼케이스
김병준 | 2023 | Fiction | Color | DCP | 100min (E)
TIME TABLE
12.3(일) | 17:20-19:00 | CGV압구정(신관) ART1관 | E, GV, 12 |
12.5(화) | 12:00-13:40 | CGV압구정(신관) ART1관 | E, GV, 12 |
SYNOPSIS
여자친구와 결혼해 한강이 보이는 아파트에 사는 게 꿈이었던 택배기사 영길은 카지노에서 큰돈을 따게 되고, 하림과 하림의 어머니 명애 앞에서 청혼을 한다. 하지만 얼마 뒤 모아 두었던 돈과 전당포 정섭에게 트럭을 맡기고 대출받은 1000만 원까지 잃고 서울로 돌아온다. 트럭을 찾기 위해 명애에게 빌린 1000만 원을 들고 강원도로 향한 영길은 다시 카지노에 입장한다. 돈을 모두 잃고 서울로 가기 위해 히치하이크를 하던 영길은 고교 교사 진수의 승용차에 탑승한다. 눈이 내리는 산고개를 넘는 승용차 안에 손가방이 보이고, 영길은 가방과 자동차를 탈취하기 위해 진수와 겨울 들판을 데굴데굴 구른다. 진수의 손 부상에 대한 미안함으로 용서를 구하고 운전을 대신해 주기로 한 영길은 자동차 트렁크에서 전당포 사장 정섭의 사체를 발견한다.
DIRECTING INTENTION
“지금 여기”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FESTIVAL & AWARDS
2023년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코리안판타스틱장편감독상
DIRECTOR
김병준
2016 가능한 세계
2017 비포 선라이즈
2018 김종세의 크리스마스
STAFF
연출 김병준
제작 이상인
각본 김병준
촬영 나태웅
조명 정세영
미술 손기주, 전현지
편집 유지민
사운드 김창배, 곽선재
음악 옴브레
의상 박현지
분장 최수연
출연 박우건, 장준휘, 황상경, 안석환, 권귀빈, 신우희
PROGRAM NOTE
1980년대 이장호, 배창호, 장선우 등이 만든 하층민 멜로드라마는 이후 멸종되듯이 사라졌다. 세기 초와 2020년을 이으며 전개되는 영길(과 하림)의 이야기는 희미하게나마 그 장르에 기댄 작품이다. 대신 냉혹할 정도로 신파를 걷어낸 이야기에서 리얼리즘은 더욱 강화되었다. <위험사회>는 “서른 살이 되기 전에 한강이 보이는 아파트에 살고 싶었다”는 남자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한때 한강이 내다보이는 김포의 아파트에서 가족을 꾸리고 싶었던 남자는 배달 차 도착했던 강원도에서 고한 카지노라는 곳을 발견한다. 전자가 행복해 보일 만도 한데, 영화는 근대의 이상한 유령에 사로잡힌 한국을 위험사회라고 부른다. (서울을 꿈꾸는) 김포의 아파트와 고한 카지노 사이는 아주 멀어 보이지만, 기실 그 안에 자리 잡은 욕망은 다를 바가 없다. 노동 없이 취하는 자본의 축적. 모든 것을 잃어 돌아올 차비마저 없었던 영길은 한 노인이 모는 차를 얻어 탄다. 노인의 차에 놓인 감자를 먹으면서도 그는 그것의 가치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욕망의 노예가 된 자는 흙에서 난 감자의 맛을 모르는 채 그저 어기적거리며 씹어댈 뿐이다. 노인이 돌아갈 차표를 사 줄 때에도, 우리는 그가 기차에 오르지 않을 것임을 아는 건 그 때문이다. 당연히 다가오는 기차는 보이지 않는다. 영화는 마침내 다가오는 기차의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그리고 질문은 시작된다, 영길이 이제 출발하는 삶은 어떤 모습일까.
이용철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