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 인해 그대는 죽지 않을 것이다

서울독립영화제2014 (제40회)

특별초청 장편

안건형 | 2014 | Documentary | Color | HD | 63min 20sec

SYNOPSIS

홍제천 상류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이 지역은 시대에 따라 인근 건물명에 서 따온 이름으로 불렸고, 그 건물들은 모두 사라졌다. 그중에는 다시 복원된 건물도 있다. 복원의 대상이 되는 것은 건물만이 아니다. 홍제천도 몇 해 전에 복원된 것이다. 어쩌면 영화가 보여 주는 모든 것들도 일종의 복원일지 모른다.

DIRECTING INTENTION

도시학자인 최종현 선생님과의 협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최종현 선생님은 <모래내(沙川): 홍제천 주변의 역사>라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프로젝트의 대상은 ‘홍제천 수계 내의 역사’였습니다. 거기에 추가로 선생님만의 독특한 연구 방식을 협업 과정의 교집합으로 설정했고, 그 때문에 복원과 보존, 기록과 인용, 이미지와 텍스트, 역사연구와 역사서술 사이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영화 내에서 다루게 되었습니다.

FESTIVAL & AWARDS

2014 제14회 인디다큐페스티발
2014 제19회 인디포럼
2014 제6회 DMZ국제다큐영화제

DIRECTOR
안건형

안건형

2011 <동굴 밖으로> 

2008 <고양이가 있었다>

STAFF

연출 안건형
제작 유운성, 고은주
조연출 이진우, 김지혜
자문 최종현

PROGRAM NOTE

도시는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마치 원래 그러했던 것처럼 주어지거나 간주되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간의 역사에 대해 인식하거나 질문하지 않는다. 이 영화는 뜻밖에도 강북에 위치한, 별 주목받지 못했던 한 개천 - 홍제천에 대해 주목하고 두터운 기술을 시도한다. 그 기술의 핵심은 한 공간을 둘러싼 시간의 역사이기도 하고, 그 과정에 마치 유기체처럼 생명력(생성되고 변화하며 이내 소멸하는)을 지닌 채 변화하는 공간의 형상에 대한 몽타주이기도 하다. 삼국시대부터 현재까지, 생소한 선조의 시 구절에서부터 정선의 그림들, 그리고 출처가 불분명하게 남아 있는 근대의 사진과 현재의 풍경까지. 풍부한 인용과 탐구로 채워진 이 작품은 시각적 영상물로 기술된 ‘도시 논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실제로 이 작품은 영화의 ‘소리’ 부분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철저히 시각에 집중하고 있다. 과거의 사료와 주장들은 텍스트로 쓰는 학술논문처럼 각주와 참고문헌이 제시되고, 지속적으로 인용되는 현재의 풍경들은 곧 과거로 밀려날 현재의 시간들에 대한 객관적 기록으로 기능한다. 영상매체와 텍스트 매체를 하이퍼매개하고 있는 ‘도시-영화-논문’이라 할만하다.

정지연/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