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의 끝에서

장편 쇼케이스

안선경 | 2023 | Fiction | Color | DCP | 175min (E)

TIME TABLE
12.1(금) 19:10-22:05 CGV압구정(본관) 2관 E, GV, 15
12.7(목) 13:20-16:15 CGV압구정(신관) ART2관 E, GV, 15
SYNOPSIS

영화 감독 공시원은 산악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영화는 4천5백 미터 수직 벽을 품고 있는 낭가파르바트를 오르는 한 여성, 초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러나 빙벽에 매달린 채로 밤을 맞이한 주인공처럼 공감독의 영화는 어느 날 갑자기 멈춰 버린다. 또한 그가 돌보던 고양이도 수술 도중 죽음을 맞이하는데… 고양이의 무덤을 찾아 산으로 가게 된 시원은 무덤을 찾아가는 여정 속에서 그를 따라온 한 여자를 만나고, 그녀는 시원과 함께 영화를 하려다 실패한 초선임이 밝혀진다. 다시 영화 속 인물이 되고 싶은 초선과 영화의 세계로 돌아가는 것이 두려운 시원은 서로의 목적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끈질긴 추적 끝에 절벽 위에 다다른다. 현실로 돌아온 시원은 새 시나리오 작업을 이어가다가 6년전 초선을 처음 만났던 서비스 센터를 찾게 되고, 그곳에서 서비스 센터의 직원인 한 여자를 마주하게 된다.

DIRECTING INTENTION

창작자인 감독에게 영화의 끝이란 무엇일까. 이 영화는 고산에서 홀로 밤을 맞이하는 산악인의 고통에서 착안하였고, 40년 된 가로수가 벌목될 때 드러나는 뿌리의 모습을 떠올리며 인물들을 구상하였다. 하나의 영화가 끝났을 때 마주하는 거대한 뿌리의 모습을 그리고자 하였다.

FESTIVAL & AWARDS

2023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안선경

안선경

2009 귀향
2013 파스카
2016 나의 연기 워크샵
2023 최초의 기억

STAFF

연출 안선경
제작 궁금단영화
프로듀서 윤희영
각본 안선경
촬영 지상빈
편집 안선경
음악 김한주
미술 김혜민
출연 박종환, 장선

PROGRAM NOTE

영화감독 시원은 언제 끝날지 모를, 출구가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그는 너무 오랜 시간 영화를 찍지 못했는데, 상황이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제작자는 계속 말을 바꾸고, 동료들은 점점 신뢰할 수 없다. 경제적으로도 막막한 상태에서 유일한 안식처인 고양이 루카마저 아프다. 그리고 결국 세상을 뜬다. 이 나락에서 빠져나올 길이 과연 있을까. 시원은 루카의 차가운 사체를 들고 산속으로 향한다. 그때부터일까. 영화를 만들지 못해 고통을 겪는 한 감독의 세계가 망상과 환영으로 점철된 ‘영화’ 자체가 되어 간다. 낯설고 기이한 시간성이 그의 산행을 추동하고 멈추고 지연하는 동안, 현실과 허구, 영화 안과 바깥이 서로를 날카롭게 노려보듯 팽팽하게 겨룬다. 그 혼돈의 지대는 창작에 실패한 한 사내가 자기연민과 혐오, 불안과 분노, 무기력과 미련과 체념 속에서 온 힘을 다해 통과하는 마지막 ‘영화 의식’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 끝에서 우리는 영화라는 꿈 혹은 구조가 완전히 무너질 찰나, 그것의 가능성이 가까스로 구해지는 강렬한 일순간을 목격하게 된다. <이 영화의 끝에서>는 영화의 끝자락을 위태롭게 붙잡은 한 인간의 초상과 풍경을 지나 어느덧 한 편의 진중한 ‘영화’에 이른다.

남다은 / 서울독립영화제2023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