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자들
서울독립영화제2017 (제43회)
특별단편
변재규 | 2017 | Experimental | Color | DCP | 6min 24sec
SYNOPSIS
이 작품은 필름 표면, 구분된 프레임, 확대할수록 경계가 모호해지는 이미지의 관찰과 일루젼에 관한 것이다.
DIRECTING INTENTION
1년 전쯤이었을까? 부산의 한 독립영화 감독에게서 오래된 필름들을 기증받았다. 이런 필름들은 8, 16mm 독립영화, 35mm 상업영화 필름도 포함된 것이었다. 난 이러한 필름들을 모아서 관찰하기 시작했다. 작품의 타이틀은 이름을 알 수 없는 필름 파편의 배우와 감독을 지칭하기 위해서다.
FESTIVAL & AWARDS
2017 제19회 부산독립영화제
DIRECTOR

변재규
2006 <무빙 파노라마>
2008 <또 하나의 소실점>
2009 <925장의 부산타워>
2011 <라이트콘- 리빙심메트리>
2012 <리멤버링>
2012 <4:3 그 곳>
2013 <사진측량>
STAFF
연출 변재규
편집 변재규
음악 베큐어스 오시레이션
PROGRAM NOTE
평소 풍경, 공간, 매체의 움직임 등을 주제로 영상 작업을 해왔던 변재규 작가는 우연히 지인으로부터 얻은 오래된 필름들을 갖고 파운드 푸티지 작업을 한다. 영화는 필름 스트립이 구성되는 요소들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관객은 필름이 프레임과 프레임의 간극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것이 영사 장치를 통해 연속성을 획득할 때 비로소 움직이는 영상이 된다는 자명한 이치를 새삼스레 깨닫게 된다. 더불어 영화는 익명의 필름 안에 이미지로 존재하고 있는 이름 없는 얼굴들을 보여준다. 그것이 어떤 영화 속 장면이며 그 얼굴은 누구의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프레임을 벗어나 잘린 화면, 스크래치 난 화면, 뿌옇게 흐려진 화면 위로 변조된 사운드가 덧입혀지면서 낯설고 불길한 기운이 감지된다. 영화는 필름 속의 얼굴들이 하나의 이름을 가진 고유한 개체가 되기 이전에 그들은 그저 무규정적인 상태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 이름 없는 얼굴들은 그것을 바라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서 각기 다른 사물, 대상, 풍경으로 보일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영화는 다차원적인 심상을 산출하게 된다. 흡사 오래된 필름 속에 거주하는 이미지들이 새로운 생명을 얻은 것처럼 말이다.
이도훈 /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