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불화적 랩소디
서울독립영화제2024 (제50회)
김숙현 | 2024 | Experimental | Color | DCP | 17min (K,E)
TIME TABLE
11.30(토) | 16:10-17:34 | CGV 청담씨네시티 프리미엄관 | E, GV, 12 |
12.2(월) | 12:00-13:24 | CGV압구정(신관) ART2관 | E, GV, 12 |
12.4(수) | 17:40-19:04 | CGV압구정(신관) 4관 | E, GV, 12 |
SYNOPSIS
현재 우리는 지구온난화, 극심한 기후 변화, 생물종 감소, 멸종의 위협과 같은 대재앙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위기는 인간 중심주의와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제작된 영화는 우리가 없는 세계를 상상하고, 우리가 사는 세계가 인간의 세계 이상이라는 점을 강조하려 한다. 달팽이와 개미는 각각 ‘우리 없는 세계’와 ‘인간 이상의 세계’를 상상하고 노래한다.
DIRECTING INTENTION
이 영화는 자연을 재현하는 테라리움이 아닌, 폐공장과 아파트를 배경으로 관객에게 낯설게 다가간다. 이러한 생경함을 통해 관객은 비인간 존재자들의 존재를 강하게 느낄 수 있다. 그들은 세계의 주인공이자 퍼포머이다.
FESTIVAL & AWARDS
2024 제21회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 EXIS
2024 제2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2024 제7회 서울동물영화제
DIRECTOR
김숙현
2014 감정의 시대: 서비스 노동의 관계미학
2016 도큐멘트 70: 속물에 대한 6가지 테제 : 총천연색 특선만화
2016 너는, 어디에도 없을거야
STAFF
연출 김숙현
제작 이설희
작사 김숙현
촬영 이성일
촬영팀 이재준
편집 김숙현 윤주영
조명 이성일
Lighting Crew 이재준
음악 보배
미술 윤주영
미술팀 정세영
D.I 이지민
행정 마민지
영자막 이상민
출연 달팽이와 개미
PROGRAM NOTE
제목이 일종의 힌트다. 극 중 ‘인간 불화적’ 존재는 달팽이와 개미다. 이들은 각각 폐공장과 아파트를 작게 축소한 세트에서 제약 없이 움직인다. 카메라는 이에 밀착해 비인간 존재의 움직임을 포착하는데, 본래 모습보다 더 크다는 인상을 준다. 거기에 점액질을 형상화한 듯한 음악이 흐르면 제목이 지칭하는 ‘랩소디’로 완성된다. 랩소디는 내용이나 형식이 자유로운 기악곡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달팽이와 개미와 같은 존재들이 인간과 불화한 이유를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인간과 함께할 때 이들은 전혀 자유롭지 못했다. 그건 자연과 대척점에 선 상징과 같은 폐공장과 아파트가 작품 속 공간으로 설정되어 있어 더 강조되는 듯하다. 감독은 이 공간을 운용하는 데 있어 세트로 축소하되 가둬 두거나 움직임에 제약을 두는 방해물을 설치하지 않았다. 열린 공간으로 꾸며 마음껏 움직일 수 있게 두었고, 그럼으로써 이들이 이곳의 주인이라는 인상을 준다. 여기에 더해 달팽이와 개미의 움직임에 맞춰 자막이 깔리니, 미물의 율동/ 벌레의 약동/ 신비의 고동/ 이런 식의 연출은 극에 시적인 분위기를 부여한다. 랩소디에는 음악적인 의미 외에 서사시라는 뜻이 담겨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인간 불화적 랩소디>는 비인간 존재의 신화 혹은 전설을 의도한 셈이 된다. 본디 자연은 인간의 것이 아니라 달팽이와 개미와 같은 비인간 존재를 위한 공간이었다. 태초가 바로 이 실험영화에 담겨 있다.
허남웅 / 서울독립영화제2024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