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의 맛
본선 단편경쟁
황인원 | 2023 | Fiction | Color | DCP | 26min (E)
SYNOPSIS
선주와 연주는 20대를 함께 살며 보낸 자매이다. 시간이 흘러 각자 다른 삶의 단계를 보내고 있는 두 사람이 오랜만에 동생 연주의 자취방에서 전과 같은 하루를 보내게 된다.
DIRECTING INTENTION
지극히 자연스럽고 평범하게 함께할 수 있었던 날들이 영영 지나가 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어쩐지 외로워진다. 동시에 그 시간이 있었던 사실 자체에 위로를 받는다.
FESTIVAL & AWARDS
2023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황인원](https://siff.kr/wp-content/uploads/2023/11/자매의-맛_감독사진황인원.jpg)
황인원
2017 심야수업
2018 야간비행
2019 마더텅
STAFF
연출 황인원
제작 황인원
각본 황인원
촬영 황인원
편집 황인원
동시녹음 차시윤
믹싱 이다민
출연 이재리, 이랑
PROGRAM NOTE
이사한 새집에서의 첫날 밤은 유독 소란스럽다. 얇은 벽을 타고 넘어 들어오는 낯선 존재들의 소리가 자꾸 신경 쓰여 연주는 한참을 뒤척이다가 겨우 잠에 든다. 다음 날 요란하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연주를 깨운다. 문 너머로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 연주의 친언니 선주다. 자매는 인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퉁명스럽게 대화를 나눈다. 그런 티격거림을 노동요 삼아 이삿짐을 정리하는 두 사람. 함께 하니 어느새 끝이 보인다. 유년 시절을 넘어서 20대의 자취 시절까지 함께 보낸 자매는 이제 각자의 삶의 방향을 향해 가는 중이다. 결혼하고 아이가 있는 직장인 선주와 달리 동생 연주는 작가 지망생으로 홀로 삶을 꾸린다. 원래의 역할을 잠시 내려놓은 채, 아직은 낯선 집에서 맞은 특별한 하루는 두 사람이 오직 자매로서 함께하는 시간이다. 함께 썼던 물건들, 공감을 나눴던 취향, 불쑥 떠오르는 우스꽝스러운 추억들이 작은 집을 가득 채운다. 때로는 다정한 친구 같고, 가끔은 걱정 많은 엄마이기도 하고, 어떨 땐 징글맞은 적수이기도 한 두 사람은 불협화음처럼 어긋나다가도 이내 다시 화음을 맞춘다. 새로운 추억이 새겨진 이 집에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것처럼 연주는 곤히 잠에 든다. 극적 장치를 최대한 배제한 채 담담하게 흐르는 영화에서 일상의 순간들을 뭉클하게 빚어낸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인다.
임오정 / 서울독립영화제2023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