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

서울독립영화제2024 (제50회)

공선정 | 2024 | Fiction | Color | DCP | 26min (E)

TIME TABLE
11.29(금) 20:00-21:22 CGV압구정(본관) 2관 GV, 12
12.1(일) 10:20-11:42 CGV 청담씨네시티 3관(컴포트석) GV, 12
12.5(목) 11:50-13:12 CGV압구정(신관) 4관 12
SYNOPSIS

대학을 휴학한 ‘영주’는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중학교에서 진로 상담을 해 주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영주는 상담 치료와 봉사활동의 마지막 회차를 앞두고 그해의 가을을 맞이한다. 다시 찾아온 10월, 이맘때 사고로 친구와 작별한 영주는 상실의 고통으로부터 회복하게 되었을까.

DIRECTING INTENTION

영화는 사회적 참사를 겪은 개인이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통해 고통을 회복하는 과정을 따라가고 있다. 과거의 사건을 잊지 않고 현재를 잘 살아가는 것 역시 애도의 방식이자, 살아남은 사람이 가져야 할 책임감이라는 생각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FESTIVAL & AWARDS

2024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대상
2024 제25회 대구단편영화제
2024 제26회 정동진독립영화제
2024 제1회 여수국제웹페스트 여우주연상, 베스트분장상
2024 제4회 성북청춘불패영화제

DIRECTOR
공선정

공선정

2018 컷 아웃
2019 자라나는 것들

STAFF

연출 공선정
각본 공선정
촬영 송건호
편집 공선정
조명 송건호
출연 연예지, 김지원, 정미라
믹싱 유지완, 공선정

PROGRAM NOTE

영화는 고요하고 치열한 싸움에서 시작한다. 상대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눈꺼풀이 내려앉지 않도록 더 오래 버티는 사람이 이기는 싸움. 영주는 진로 상담 봉사 활동으로 만난 중학생 지원이 투덜거리는 소리를 들은 후에야 시린 눈을 감고 눈물을 훔친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10월 마지막 주, 봉사 활동은 곧 종료되고 영주의 정신과 상담 치료도 마지막 회기를 앞두고 있다. 1년 전 사고로 죽은 친구의 기일도 그즈음이다. 영화는 상담 내용과 뉴스 등을 통해 영주가 사회적 참사로 친구를 잃었다는 사실을 암시하지만, 과거의 죽음을 재연하거나 재현하는 데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극적인 사건을 전개하는 대신에 영화는 평소처럼 이어지는 영주의 일상을, 그 속에서 쉼 없이 요동치는 영주의 내면을 들여다보려 한다. 카메라는 영화 내내 흔들리며 영주 주변을 배회한다. 글자를 하나씩 더듬는 돋보기안경처럼 영주에게 찰싹 달라붙고, 때로는 몇 발짝 뒤에서 서성대거나 공중에서 물끄러미 내려다보기도 한다. 헝클어진 머리카락, 순간순간 초점을 잃는 눈, 동그란 코끝, 달싹이는 입술, 정처 없이 헤매는 몸. 그렇게 상실을 통과하는 안간힘이 한 인간의 형상으로 화면을 채우는 사이, 사후의 시간은 애도의 여정으로 더디게 나아간다. 고요하고 치열한 싸움을 치르며 눈을 맞추던 영주는 애써 작별 인사를 주고받는다. “잘 지내요. 우리 또 만나요.” 그리고 더는 눈을 맞출 수 없는 이가 머무르던 곳에 도착한다.

차한비 / 서울독립영화제2024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