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돼가? 무엇이든

서울독립영화제2004 (제30회)

중편경쟁

이경미 | 2004 | Fiction | 16mm | Color | 36min

SYNOPSIS

서로 진짜 싫어하는 두 여직원이 매일 밤 한 책상에 나란히 앉아 야근을 해야만 한다.

DIRECTING INTENTION

“싫다”는 감정에는 상당한 에너지가 있고 그것이 삶을 달리게 한다.

FESTIVAL & AWARDS

제6회 서울여성영화제 아시아단편경선 최우수작품상. 관객상
2004 전주국제영화제
2004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아시아단편경쟁 동백대상
제3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사회드라마부문 최우수작품상. 배우연기상.
제4회 광주국제영화제
제6회 정동진 독립영화제
제2회 기독교영화축제
제5회 대구단편영화제
제2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제5회 대한민국영상대전 대상

DIRECTOR
이경미

이경미

2000  <명숙이와 나> (DV, 30분)
2001  <거짓말> (16mm, 9분)
        <기억>    (beta, 27분)
2003  <오디션> (16mm, 17분)
        제5회 정동진 독립영화제
2004  <잘돼가? 무엇이든>
STAFF

연 출 이경미
제 작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촬 영 조상윤
편 집 김수진
조 명 조상윤, 김현석
미 술 이병준
녹 음 이소영
작 곡 심현정
믹 싱 임서진
출 연 최희진, 서영주, 맹봉학

PROGRAM NOTE
잘돼가는 세상살이에 대한 분노와 인간에 대한 연민,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는 연대에 관한 영화이다. 입사 4개월쯤 지난 지영은 글쓰기를 꿈꾸고, 불의에 민감하고 분노를 가득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녀와 함께 일하는 희영은 시스템에 둔감하고 불의보다는 열의를 가지고 일하는 부류의 사람이다. 전혀 다른 이 둘이 함께 탈세를 하는 야근을 하게 되면서 전면적으로 충돌하게 되는데. 지영의 작업을 몰래 훔쳐보고 그보다 많이 한다든 지, 지영의 사복 차림에 대해 못마땅해 한다든 지, 캐비넷 안에 적힌 적을 가까이 두라는 금언 따위들. 그런 이미지들은 영화 속에 적절히 배치되어 지영의 분노의 정당한 근거가 된다. 결국 갑작스런 화재 사건으로 모든 일이 중단하게 되고, 그녀들은 다른 사람들이 출근할 시간에 집으로 퇴근한다. 
이 영화는 분노라는 감정을 직접 보여주는 영화이다. 따라서 어쩌면 '분노'라는 감정이 주인공이다. 영화를 이끌어 가고 있는 지영의 세 가지 분노는 무엇인가. 여기에서 지영이 느끼고 대적하는 분노는 세 가지로 나눠 볼 수 있겠다. 박사장에 대한 분노와 아버지에 대한 분노, 그기에 무력하게 대응하는 희영에 대한 분노 아님 자신에 대한 분노. 박사장에 대한 분노는 자본주의에 대한 은유일 것이고 아버지는 가부장적 권력에 대한 분노이다. 그리고 그것에 무지하거나 둔감한 00에 대한 분노. 어쩌면 무기력하게 사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분노이다. 이 세 가지 분노는 매 순간 상황마다 그녀를 화나게 만들지만 그러나 여기에서 머물지 않고 분노는 곧 열정을 낳고 에너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녀에게 손을 건넬 수 있게 하는 소통의 물꼬를 연 것이다. 
영화 재미있게 만드는 것은 노여움 뒤에 간간히 나오는 미소를 띠게 하는 장면들 때문이다. 박사장이 술만 먹으면 집으로 가지 않고 회사는 자는 설정인데 박사장의 아내의 등쌀 때문이라고 한다. 자본주의 대표 선수도 여성에겐 안 된다는 말인데, 이와 같이 영화 곳곳에 숨겨놓은 웃음 장치는 영화 전체를 휘감고 있는 분노와 묘한 대비를 이루면서 영화를 잘되게 한다. 
김화범 서울독립영화제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