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밤
서울독립영화제2012 (제38회)
특별초청2
장건재 | 2012 | Fiction | Color | HD | 65min
SYNOPSIS
30대 중반의 현수와 주희는 2년 전 결혼했다. 현수는 멸치 가공 공장에 취직하고, 주희는 요가 센터에서 강사로 일한다. 며칠 뒤, 두 사람은 결혼기념일을 맞이한다.
DIRECTING INTENTION
한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기로 결심하면서, 내 일상엔 작은 변화들이 일어났다. 그리고 나는, 우리의 현재의 삶과 공간을 영화에 담기로 했다. 젊은 부부의 일기(日記)가 담긴 사진첩과 같은 영화. 그 속에 담긴 두려움과 결심에 관한 이야기.
FESTIVAL & AWARDS
2012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장편대상, 관객상
2012 제66회 에든버러국제영화제 학생비평가상
2012 제17회 인디포럼
2012 제6회 시네마디지털서울영화제
2012 제2회 나라국제영화제
2012 제31회 밴쿠버국제영화제
2012 제12회 인디2012월드필름페스티벌
2012 제25회 도쿄국제영화제
2012 제13회 샌디에이고아시안영화제
2012 제7회 런던한국영화제
2012 제27회 마르델플라타국제영화제
2012 제34회 낭트3대륙영화제
DIRECTOR

장건재
1998 <학교 다녀왔습니다>
STAFF
연출 장건재
제작 장건재, 김우리
각본 장건재
촬영 김병수
편집 장건재, 이연정
음악 김동욱
출연 김수현, 김주령
PROGRAM NOTE
매미 소리와 밤의 풍경. 청춘의 소음과 장난, 매일 빈 길에 다녀가는 흐드러진 소란. 여름의 밤. 4:3이다. 풀밭에 쓰러진 자전거 위로 타이틀이 뜬다. 뽀뽀하고 일을 하고 퇴근길에 만나고 밥을 먹고 산책을 하고 자전거를 타기도 하며 쮸쮸바를 빨면서 다른 가족을 구경하기도 하는. 다정도 병인 양하는. 그런 결혼 2년차 부부. 아이를 가질까? 말까? 조심스럽고 걱정되는 미래. 아이를 낳고 기르는 부분에 대한 공감과 입장의 차이. 부모의 마음을 아는 법. 살아가면서 하게 되는 많은 말들.아이를 가져야 한다는 강박 때문인지 남자는 일요일의 노동에 대해 고용주와 싸우고 그 순간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를 데리고 나타난 여자가 뒤엉켜 싸우는 꿈을 꾼다. 여자를 마중 나간 길에서 자전거를 잃어버리고 두 사람은 함께 걸어서 집까지 돌아온다. 해프닝을 받아들이는 여자의 자세는 임신의 의지. 피아노 소리. 여자는 사소한 일로 남자와 심하게 다투는 꿈을 꾼다.잠에서 깨어난 여자. 곁에 남자는 없고 눈물이 난다. 여자가 남자를 찾아 나선다. 남자를 찾던 여자는 풀밭에서 자전거를 찾는다. 자전거를 끌고 남자에게로 다가서는 여자. 하늘엔 별똥별이 지나가나 보다. 60년에 한 번. 함께 하늘을 보는 두 사람. 피아노. 엔딩 크레딧이 끝나고 나서도 매미 소리가 들린다.서로를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 두 사람의 일. 두 개의 꿈. 아이에 대한 두 가지의 입장. 시소를 타고 이리로 저리로 오르락내리락. 끝까지 균형을 잃지 않고 간다. 늘 뒤따라가는 피아노. 침대와 두 사람의 밀착에서 나타나는 짧고 검은 화면으로 각 장(章)을 나누고 있는데 계단 하나씩 천천히 옮겨 가는 느낌으로 간결하기도 하다.자전거를 잃어버리고 역에서 집에까지 걸어오는 밤길에서는 문득 에드워드 호퍼를 보았다. 뻥이다.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들과 새롭게 오르고 싶은 삶의 계단 앞에서 늘어나는 단상들이 자분자분 쌓여 간다. 삶에서 당연히 겪어야 하는 과정들이기에 귀엽고 아리따운 순간이다. 바흐와 피아노가 없었다면, 쮸쮸바나 비빔국수가 없다면, 자전거와 여름의 밤이 없었다면 삶은 참 혹독하기만 할 것 같은 기분이다. 4:3의 화면비율은 곱게 빗어 넘긴 이 영화의 가르마 같다.
이난/서울독립영화제2012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