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손

새로운선택 장편

오정민 | 2023 | Fiction | Color | DCP | 121min (E) | 넥스트링크상

SYNOPSIS

무더운 여름, 제사에 참석하기 위해 집안의 장손인 성진을 포함한 온 가족이 대구 고향집으로 모여든다. 성진의 아버지는 가업인 두부 공장을 물려받았고 가족들은 공장 일을 돕고 있다. 평화로워 보이던 가족들은 제사가 끝나고 서로의 입장을 내세우며 다툼을 벌이고 그 와중에 성진은 가업을 물려받지 않겠다고 폭탄 선언을 한다.

DIRECTING INTENTION

사라지는 것들, 살아갈 것들.

FESTIVAL & AWARDS

2023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KBS독립영화상, 오로라미디어상, CGK촬영상
2023 제4회 수려한합천영화제 수려한합천상

DIRECTOR
오정민

오정민

2016 연지
2018 백일
2018 성인식

STAFF

연출 오정민
프로듀서 정조은, 장지원
각본 오정민
촬영 이진근
조명 홍초롱
미술 김채람
동시녹음 윤상일
음악 장영규, 정중엽
의상 이지혜
분장 석은진
출연 강승호, 우상전, 손숙, 차미경, 오만석, 안민영, 정재은, 서현철, 김시은, 강태우

PROGRAM NOTE

가족은 운명을 닮았다. 태어나는 순간 의지와 무관하게 마주해야 하고 나의 일부가 되어 평생을 함께한다. 사랑스럽다가도 원망스럽고, 감사하다가도 지긋지긋하고, 달아날수록 더 바짝 다가온다. 오정민 감독의 <장손>은 3대로 이뤄진 대가족에 얽힌 이야기를 차분히 따라간다. 집안의 종손 성진은 가업을 이어받지 않고 집을 떠나 영상 일에 종사 중이다. 제사를 맞아 본가를 찾아온 성진은 오랜만에 할아버지, 아버지, 고모들에게 인사드린다. 성진의 아버지는 할아버지의 가업을 물려받아 두부 공장을 하고 있다. 할아버지는 아버지가 뭔가 못마땅한 듯하고 아버지 역시 할아버지에게 말하지 못할 불만을 가지고 있다. 고모는 내년부터 이민을 떠나기로 했다. 성진의 가족은 엄격한 듯 보이면서도 어딘가 느슷하고 딱딱한 듯 활기차다. 모두가 모인 제삿날 성진은 가족 사진을 찍는다. <장손>은 가족의 내밀한 사연을 조금씩 드러내며 관객의 궁금증을 자극한다. 자극적인 사건에 기대는 대신 사려 깊은 시선으로 집안에 감도는 묘한 긴장감과 서서히 차오르는 우울감을 조용히 포착하는 쪽에 가깝다. 익스트림 롱숏으로 잡아낸 풍광에는 선명한 계절감이 감돌고 그 안에 개별 인물들의 표정과 감정을 정확하게 담아내며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 낸다. 간결한 구성의 이야기 속에 정돈된 시선과 깊은 사유의 결과들이 녹아 있다. 이젠 흔하지 않은 대가족의 풍경이 마치 고향처럼 친숙하게 무장을 해제시키는 힘이 있다. 익숙하고 전통적인 풍경 속에 보편적인 공감대가 아침 안개처럼 퍼져 나가는 영화다.

송경원 / 서울독립영화제2023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