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의 기적

서울독립영화제2010 (제36회)

국내초청(장편)

이혁상 | 2010|Documentary|Color|HDV|120min

SYNOPSIS

서울 종로구 낙원동에 주말이 찾아오면 새로운 주인들이 골목을 채우기 시작한다. 남자를 사랑하는 남자들. 바로 게이들이다. <종로의 기적>은 게이들의 안식처 종로에서 만난 네 명의 게이들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이다. 스태프들에게 큰소리 한 번 제대로 치지도 못하는 소심한 영화감독 준문에게 장편 데뷔작을 촬영하는 현장은 고역이다. 동성애자인권연대 활동가인 병권은 생계를 위해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도 믿음직한 동성 애인을 자랑하고 싶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친구 하나 없는 외로운 게이였던 시골 출신 요리사 영수는 친구사이의 합창단 지보이스에 참가하면서 10년 만에 처음으로 게이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직장 동료의 결혼식에 참석한 욜은 동성 결혼을 할 수 없는 자신의 상황이 안타깝기만 하다. 왜냐하면 욜에게는 자신의 삶을 바꾼 자랑스런 애인이 있기 때문이다.

DIRECTING INTENTION

그래도 역사는 진보한다고 하지만, 2010년 한국 사회에서 성소수자의 역사는 퇴보하거나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이 땅의 성소수자는 여전히 비정상이자, 종교적 죄인이며, 사라져야 할 변태들이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와 성적소수문화환경을 위한 모임 연분홍치마는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억압이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당당하게 동성애자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 4명 게이들의 삶을 기록하였다. 이들의 기적 같은 커밍아웃을 담은 <종로의 기적>이 이성애자들에게는 자신과 다른 삶을 살아가는 타자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성찰의 다큐멘터리가 되길 바란다. 그리고 이성애 중심적인 사회 속에서 스스로의 존재를 드러내지 못하고 묵묵히 살아가고 있는 성소수자들에게 자신을 긍정하고 용기를 얻게 되는 치유의 다큐멘터리가 되길 희망한다.

FESTIVAL & AWARDS

2010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이혁상

이혁상

STAFF

연출 이혁상
제작 성적소수문화환경을 위한 모임 연분홍치마,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프로듀서 김일란
각본 김성희, 김일란, 이혁상, 한영희, 홍지유
촬영 이혁상
편집 이혁상, 김일란
음향 이주석
출연 소준문, 장병권, 최영수, 정욜

PROGRAM NOTE

누군가 ‘다름’을 이야기 하고자 할 때, ‘틀렸다’라고 결론지어버리는 사람들의 폭력적 시선에 맞서기란 쉽지만은않다. 그러나 ‘다름’은 죄가 아니다. 달라도 충분히 유쾌하게 사는 방법은 있다. 사람들에게 익숙한 공간 종로. 그러나 그 시간, 종로는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장소가 되어가고 있었다. 이 영화는 직업 남성 4명의 평범하지만 남들과는 좀 다른 고민과 어려운 삶을 통해 그들도 소외받지 않으며 살 수 있는 사회를 꿈꿔보는 영화이다. 이성애자 스태프들의 편견 속에서 조용히 눈물을 훔치며 ‘컷’을 외치는 소준문 영화감독, 자신 스스로를 위해 동성애자 인권연대에서 활동하는 장병권, 친구사이 합창단 친구들 덕분에 ‘게이 인생의 황금기’를 보내고 있다는 요리사 최영수, 그리고 애인을 위해 HIV/AIDS 감염인 인권운동을 하는 회사원 정율이 자신의 삶에 대해 솔직하게 고백한다. 스크린을 통해 이뤄지는 4명의 커밍아웃을 통해, 행복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현실의 벽과 충돌했을때 발생하는 인간적 고민들을 만날 수 있다.

감진규 / 서울독립영화제2010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