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본선 장편경쟁

최승우 | 2023 | Fiction | Color | DCP | 76min (E)

TIME TABLE
12.2(토) 12:40-13:56 CGV압구정(신관) 4관 E, GV, G
12.4(월) 17:30-18:46 CGV압구정(신관) ART1관 E, GV, G
12.5(화) 15:50-17:06 CGV압구정(신관) 4관 E, G
SYNOPSIS

농번기를 맞이한 늦봄의 작은 농촌 마을에 민우와 아버지, 할머니가 함께 사는 한 가족이 있다. 민우는 매일 아침 면사무소에 출근하고, 아버지와 농부들은 모를 심는다. 민우의 친구, 성훈은 아버지의 축사 운영을 돕는다.

DIRECTING INTENTION

‘주어진 삶을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자연의 섭리, 그리고 순리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 속에서 찾아보고자 했다.

FESTIVAL & AWARDS

2023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크리틱b상

DIRECTOR
최승우

최승우

STAFF

연출 최승우
제작 김민혁, 최승우
각본 최승우
촬영 차영재, 조정찬
편집 최승우
조명 이재건
동시녹음 김성우
출연 김민혁, 김현섭, 문영동

PROGRAM NOTE

초록빛 드넓은 벌판, 저 멀리 마을을 내려다보는 산, 오래된 작은 슈퍼마켓 앞 의자나 마을 어귀 정자에 우두커니 앉은 노인들, 논 주위에 모여 날씨를 염려하는 농부들, 그들이 사는 오래된 집. 어느 농촌의 얼굴들과 풍경 속에서 영화는 “가뭄”, “장마”, 그리고 “추수”로 이어지는 한 시절을 찬찬히 지난다. 별다른 일이 벌어지지 않는 이곳의 반복되는 일상과 계절의 순환이 누군가에게는 속을 얹히게 할 만큼 무료한 시간인 걸까. 마을 면사무소에서 일하며 아버지, 할머니와 사는 청년 민우는 표정 없는 얼굴로 등장해 이내 변기를 부여잡고 속을 게운다. 어쩌면 그 소리가 이 세계에 울린 유일한 소음인지도 모르겠다. 대체로 말이 없는 그가 부친의 축사에서 일하는 친구와 동이 틀 때까지 술 먹고 귀가하는 장면, 별다른 대책도 없이 직장을 그만둔 사실이 발화되는 장면이 이 잔잔한 세계를 살짝 흔든 순간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영화는 그 대목들을 극화해 이야기로 진전시키지 않고 이곳에 흐르는 시간 일부로 고요히 새겨 둔다. 어느 아침, 갑작스럽게 찾아온 한 존재의 사라짐이 묵묵히 예를 갖춰 대할 자연의 순리이듯, <지난 여름>은 무엇 하나 더 특별하게 강조하지 않음으로써 평온함과 정직함에 이른다. 같은 이유로 자주 쓸쓸함에 젖는다.

남다은 / 서울독립영화제2023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