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

서울독립영화제2016 (제42회)

새로운 선택

조바른 | 2016 | Fiction | Color | DCP| 14min 38sec

SYNOPSIS

왕 노인(72세)은 영국에서 살고 있는 중국인 이민자, 그는 아내의 죽음 이후로 외로움과 적적함에 괴로워한다. 그녀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그는 그녀의 방에서 생각지도 못한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가 믿어왔던 모든 것들이 무너지기 시작하는데...

DIRECTING INTENTION

너무 늦어버린 이해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리고 유쾌하게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조바른

조바른

2012 <시선>

2013 <백그램>
2014 <수라: 왕의 만찬>

STAFF

연출 조바른
제작 토마스 맥도널드
각본 조바른, 카리나 자쿠보이치
촬영 송민우
편집 조바른, 헤리 베이커
조명 캐스퍼 슬로니나
음악 요스 알버트
미술 이효인
사운드 빌리 고드프레이
출연 밧자갈 발간

PROGRAM NOTE

영국의 한 교외마을에 사는 늙은 남자는 막 아내의 장례식을 끝내고 온 듯 하다. 침대 위에는 환하게 웃고 있는 아내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고, 남자는 아내의 옷을 정리하다 말고 아내의 옷에 얼굴을 파묻고 죽은 아내의 체취를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아내의 침대 밑에서 우연히 수상한 물건을 발견하면서 이 애틋한 감정은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고민하던 남자는 우연히 그것이 아내가 사용하던 바이브레이터라는 것을 알게 된다. 남자는 질투심과 원망에 사로잡혀 바이브레이터를 없애려 한다. 영화는 이 짧은 에피소드를 통해 성적 욕망을 채워줄 수 없는 노년 부부의 관계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바이브레이터는 아내의 은밀한 성적 욕망을 채워주는 것이었지만, 남자에겐 자신의 성적 무능함을 보여주는 징표가 된다. 부부의 침실 양 끝에 따로따로 놓여 있던 싱글 침대 두 개는 남편에겐 만족스런 부부 관계를 보장하는 거리지만, 아내에겐 채워지지 않는 욕망의 거리다. 그러나 영화는 아내의 은밀한 욕망이 가져오는 파열보다, 상대방의 죽음이라는 회복 불가능한 사건 이후에 아내의 비밀을 알게 된 남자가 그것을 어떻게 마주하고, 아내와 그리고 자신과 화해하는가의 문제로 나아간다. 노년부부의 성애와 사랑이라는 거대한 주제에 대해 대사 없이도 배우의 움직임과 표정, 그리고 탁월한 공간 연출을 통해 간결하면서도 깊은 성찰을 보여준다.

배주연 / 영화연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