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겨울 바람이 불어오면 하루를 보내

서울독립영화제2024 (제50회)

고승현 | 2024 | Fiction | B/W | DCP | 23min (E) World Premiere

TIME TABLE
11.29(금) 20:00-21:22 CGV압구정(본관) 2관 GV, 12
11.30(토) 24:00-29:22 CGV압구정(신관) 4관 15
12.1(일) 10:20-11:42 CGV 청담씨네시티 3관(컴포트석) GV, 12
12.5(목) 11:50-13:12 CGV압구정(신관) 4관 12
SYNOPSIS

장거리 연애를 하고 있는 세훈과 정이는 오랜만에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낸다.

DIRECTING INTENTION

차가운 날이지만 그 어떤 순간보다 따뜻하게. 그리고 기억 한쪽에 자리 잡은 사진이나 필름을 꺼내 보듯이.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고승현

고승현

2021 남아있는 순간들
2022 하교길

STAFF

연출 고승현
프로듀서 한원영
라인 프로듀서 김채원
각본 고승현
촬영 문준현
편집 김이나박
조명 김수환, 최지원, 박성환
음악 김희범
조연출 이다혜
출연 여대현, 이하음
동시녹음 방준극
스크립터 조현경

PROGRAM NOTE

너무 많이 채운 것보다는 덜어 내는 것이 미덕일 때가 있다. 잘 만든 상업영화처럼 점점 더 규모를 키우고 외적으로 부피를 늘려 가는 단편영화들이 있는 반면, 소박하게 규모를 줄이는 단편영화들도 있다. 이 영화는 담백하게 규모를 줄인 덜어 냄의 미학을 잘 보여 준다.
먼저, 영화에서 컬러를 제거하고 16:9 화면의 양쪽을 잘라 내어 흑백 4:3 비율로 영화를 찍었다. 서사적으로 큰 갈등도 없고, 배우들이 감정적으로 폭발하는 장면도 없다. 특별한 영화적 기교도 없고 대부분 픽스로 찍었다.
서사 자체도 단순하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자주 만나지 못하는 장거리 연애 중인 두 남녀가 오랜만에 만나 하루 동안 데이트를 하고, 다시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게 전부다. 하지만 내적, 외적으로 규모를 줄이고 두 배우에게 집중함으로써, 영화는 바쁜 일상 속에 자주 만나지 못하는 연인의 애틋한 감정을 선명하게 담아냈다. ‘정이’가 쓴 편지를 보여 주지 않아도, 편지를 읽는 ‘세훈’의 얼굴만으로 그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영화의 마지막, 데이트를 마치고 돌아온 정이가 혼자 담배를 태운다. <차가운 겨울 바람이 불어오면 하루를 보내>라는 영화의 타이틀이 화면 구석에 뜨고, 혼자 담배를 태우던 정이는 작은 미소를 짓는다. 정이의 미소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구체적으로 보여 주지 않지만, 그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당신이 슴슴한 평양냉면의 맛을 안다면, 이 영화도 좋아할 것이다.

정혁기 / 서울독립영화제2024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