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밍아웃 여행
서울독립영화제2009 (제35회)
본선경쟁(단편)
사포 | 2009|Documentary|Color|DV|20min
SYNOPSIS
엄마는 서른 살이 넘도록 결혼하지 않고 지내는 딸이 늘 걱정스럽다. 엄마와 함께 간 여행에서 엄마는 남자를 사귈 맘도 없이 여자와 함께 사는 내가 이상하고 못마땅하다는 심경을 털어 놓는다. 그날 밤, 난 엄마에게 오랫동안 숨겨온 레즈비언 정체성을 커밍아웃하려고 마음먹는다.
FESTIVAL & AWARDS
2009 <지역여성옴니버스영화 오이오감>지역순회상영
2009 제3회 전북여성영화제
2009 제10회 제주여성영화제
2009 대구여성영상상영공동체상영
2009 제4회 마창여성노동영화제
2009 제5회 인천여성영화제
2009 제1회 부산여성영화제
DIRECTOR

사포
2005 < 띵동 >
2007 < 한국동성애자역사 >
2007 < 닥쳐! >
2007 < 역사속성소수자 >
2008 < 우린레즈비언이잖아 >
STAFF
연출 사포
제작 다이크멘터리
각본 사포
촬영 사포
편집 사포
PROGRAM NOTE
<커밍아웃 여행>은 제목 그대로 딸이 어머니에게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밝히는 1박 2일 여행의 여정을 그린 다큐멘터리다. 딸에게 음식을 챙겨주거나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너무 단란해서 진부해 보일 지경인 이 ‘보통의’ 딸과 엄마는 (어쩐지 처음일 것 같아 보이는) 둘만의 여행을 떠난다. 감독자신과 어머니의 여행길을 단출하게 찍어낸 이 짧은 다큐멘터리는 동성애자가 가족에게 커밍아웃하는 순간의 수많은 감정들을 담담하게 읊어낸다.
주변의 편견을 버겁게 버텨내왔을 감독이 레즈비언이라는 정체성으로 어머니와 소통하려 하는 순간, 어머니는 소통에 응하지도 불하지도 못하고 당황해 한다. “(동성애를) 나쁘다고는 생각 안 하지만, 그게 너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는 말은 세상의 어머니들이 보일 수 있는 가장 평범한 반응이자,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사랑을 담은 단 한 마디의 외침일 것이다.
인정받거나 존경 받는 것이 아니라 온전한 존재 자체로서 받아들여지고 싶어 하는 딸과, 그저 평범하게 사는 것이 행복이라고 믿는 어머니와의 소통은 이제 막 시작되려는 참이다. 감독은 섣불리 화해를 이야기하거나 이해를 종용하지는 않는다. 조용히, 그러나 움츠러들지 않은 자세로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말한다. ‘엄마, 나는 레즈비언이야.’ 그리고 말 줄임표 뒤의 수많은 이야기들을 의문 부호로 남겨둔다.
<커밍아웃여행>이 마음을 울리는 지점은 동성애자가 가족에게 정체성을 밝히는 사건의 강렬함으로부터 연유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외려 그것은 이 영화가 가족에게 커밍아웃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 즉, 가장 받아들여지고 싶은 (그래서 가장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두려운) 사람들에게 내미는 첫 번째 소통의 시도를 그린다는 점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김수연/서울독립영화제2009 홍보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