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셉시온 구역의 범죄자
서울독립영화제2009 (제35회)
필리핀 독립영화 특별전
라브 디아즈 | Philippines|1998|Fiction|35mm|Color|132min
SYNOPSIS
위선적인 사회에 신물이 난 여기자 앞에 나타난 남자는 자신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납치 사건의 범인이라고 주장하면서 그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면 자수할 것을 약속한다. 그녀는 남자를 의심하면서도 그의 이야기에 점점 빠져든다.
DIRECTOR

라브 디아즈
STAFF
PROGRAM NOTE
위선적인 사회에 신물이 난 여기자 앞에 나타난 남자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납치 사건의 범인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면 자수할 것을 약속한다. 그녀는 남자를 의심하면서도 그의 이야기에 점점 빠져든다.
‘피토 pito’는 필리핀의 토속어인 타갈로어로 7을 의미한다. 따라서 ‘피토 피토 영화’란 글자 그대로 7일간의 제작기간과 7일간의 후반제작을 거쳐 완성되는 영화를 의미한다. 이 방식은 놀랍게도 독립영화 진영이 아니라 제작예산 절감을 위해 메이저 영화사가 개발한 방식이며 이후 많은 독립영화가 채택한 방식이기도 하다. 필리핀 메이저 영화사인 리갈 영화사에서 감독데뷔의 기회를 잡은 라브 디아즈에게 주어진 방식 역시 ‘피토 피토’ 제작방식이었다. 그는 이 경험을 ‘지옥’이라 표현하며 이 영화 이후 주류영화계를 떠나 독립영화계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영화를 만드는데 주력하였지만 이 방식은 새로운 영감을 가진 젊은 감독에게 그리고 적은 예산과 싸워야 하는 독립영화인들에게 기회를 제공해 주기도 하였다.
견고한 이야기 구조와 전통적인 촬영과 편집방식을 보여주는 <콘셉시온 구역의 범죄자>는 9시간이 넘는 상영시간과 파격적인 실험으로 늘 새로운 영화적 경험을 선사하는 라브 디아즈에게 기대하기 어려운 데뷔작이다. 이 영화 어디에도 짧은 제작기간의 서두름의 흔적은 없다. 객관적인 인터뷰 방식과 주관적인 플래쉬백의 충돌, 그리고 납치 사건의 긴박함과 사건을 통과하는 주인공의 다양한 심리적 변화가 정교하게 교차하는 스릴러이다.
조영정 /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