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레놀
서울독립영화제2015 (제41회)
특별초청 단편
홍기원 | 2015 | Fiction | Color | DCP | 29min | 관객상
SYNOPSIS
제약회사 최종 면접장의 종수.
면접관의 질문에 모범 답안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기 시작 한다.
하지만 결코 모범 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DIRECTING INTENTION
목적이 수단이 되고, 수단이 목적이 되어야 겨우 남들과 발 맞춰 살수 있는 블랙코미디 같은 청춘의 시기를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FESTIVAL & AWARDS
2015 제13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2015 제11회 제주영화제
DIRECTOR
홍기원
2010 <닭>
2011 <안내를 시작합니다>
STAFF
연출 홍기원
제작 이병윤
각본 홍기원
촬영 오건영
편집 주혜리
미술 박천규
동시녹음 신현탁
출연 변요한 나철 김용성
PROGRAM NOTE
이 작품은 장르적으로 범죄와 스릴러를 표방하면서 내용적으로는 동시대의 불황과 실업난을 반영하고 있다. 액자 틀의 구조 속에서, 영화는 주인공 종수가 한 제약회사 면접장에서 식은땀을 흘리는 모습과 그가 마약 조직에 연루된 끝에 자발적으로 마약을 제조하고 판매하게 되는 과정을 병렬적으로 보여준다. 물론, 종수에게도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다. 그에게 죄가 있다면 대학 등록금을 내기 위해 대출을 받았고, 취업난 속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셨으며, 마약 판매상이자 사채업자인 김 사장과 채무관계로 얽혔다는 것뿐이다. 종수가 고교 동창인 재기와 손잡고 마약 사업에 뛰어든 것도 자신들이 속한 세계가 총체적 난국에 처한 탓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이처럼 ‘헬조선’으로 대표되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악전고투하는 청년들의 현실적인 모습은 마약, 지하시장, 폭력 등의 장르적 관습을 통해 우회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예컨대, 종수는 불황과 취업난이 낳은 부채인간의 전형이며 그가 마약 시장에 틈새시장을 공략해나가는 것은 일종의 창업 신화로 묘사된다. 또한, 종수가 마약 시장의 유통구조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창업에 성공하고 거대 자본과 인수합병에 도전하는 것은, 시장의 자유를 신봉하는 신자유주의식 경제 원리에 대한 암시이기도 하다. 그 옛날 햄릿이 윤리적으로 죽느냐 사느냐를 고민했다면 이 영화 속 청년들은 경제적으로 죽느냐 사느냐를 고민하고 있다. 결국, <타이레놀>은 자본이라는 괴물에 전방위적으로 포위된 가운데 자기 처세술을 터득해야만 하는 이 시대 청년들에 관한 서글픈 자화상인 것이다.
이도훈/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