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일대
서울독립영화제2024 (제50회)
해외 초청
JIA Zhang-Ke | China |2024 | Fiction | Color | DCP | 112min (KN,E)
TIME TABLE
12.2(월) | 17:10-19:02 | CGV 청담씨네시티 프리미엄관 | KN, 12 |
12.6(금) | 10:30-12:22 | CGV압구정(신관) 4관 | KN, 12 |
SYNOPSIS
2001년 중국 북동부 도시 다퉁. 가수, 모델, 클럽 걸로 생계를 유지하던 차오차오는 열애 중이던 매니저 빈에게 이별 통보를 받는다. 차오차오는 그를 찾기로 결심하여 길을 떠나고 마침내 빈을 발견하지만 결국 둘은 헤어진다. 두 사람은 눈에 띄게 나이를 먹은 후 결국 코로나 시대의 중국에서 다시 만난다.
DIRECTOR
JIA Zhang-Ke
STAFF
PROGRAM NOTE
지아장커의 <풍류일대>는 제목 그대로 바람처럼 물처럼 흘러간(风流) 한 세대(一代)의 시간을 아우르려는 야심 찬 포부의 산물이다. 영화의 아이디어는 신작을 촬영하지 못하게 된 코로나 기간 동안 감독이 <임소요>(2002)와 <스틸 라이프>(2006), 그리고 <강호아녀>(2018)를 작업할 당시, 본편에 쓰인 것 이외의 촬영분을 검토하면서 구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세 개로 나뉘어져 위상을 달리하는 별개의 시공간과 각각의 이야기, 16mm와 35mm 필름과 디지털 푸티지를 마치 원래 하나였던 것처럼 새로이 엮어 내면서, 지아장커는 중국의 자본주의 발전상이 빚어낸 건설과 파괴, 그 안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희망과 상실의 영화적 연대기를 펼쳐 내고자 한다. 다퉁(大同)시가 촌동네였던 시절에 시작한 차오차오(자오타오)와 빈(주유)의 인연은 빈이 일거리를 찾아 동네를 떠나면서 깨어지고, 연락이 없는 그를 차오차오가 직접 찾아 나선다. 지아장커의 작가적 의도는 서사가 아니라 멜로드라마의 플롯을 알리바이 삼아 인물의 행적을 따라가면서 펼쳐지는 풍경의 다큐멘터리 이미지에 있다. 파괴된 잔해 위에 아파트와 마천루가 세워지고, 과거의 촌동네는 현대식 신도시로 재개발되는 상전벽해(桑田碧海)의 세월을 함축하면서, 영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차오차오와 빈으로 대변되는 중국의 인민들이 그 시간 동안 무엇을 얻고 또 무엇을 잃은 것인가를 헤아리게 하며 착잡한 상념에 빠져들게 만든다. <풍류일대>는 <소무>(1997) 이래 끊임없이 현대 중국의 변화상을 영화에 반영해 온 지아장커 필모그래피의 한 결산이자 인류학적 기록이며, 감독 스스로 자신의 작품 세계에 붙이는 거대한 주석에 다름 아니다.
조재휘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