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엔드

서울독립영화제2024 (제50회)

해외 초청

SORA Neo | Japan/United States | 2024 | Fiction | Color | DCP | 113min (KN,E)

TIME TABLE
12.2(월) 20:20-22:13 CGV압구정(본관) 3관 E, KN, 12
12.6(금) 12:40-14:33 CGV압구정(신관) 4관 E, KN, 12
SYNOPSIS

가까운 미래의 도쿄, 일상의 위협으로 자리 잡은 대지진의 공포가 짙게 깔린 가운데, 두 명의 말썽꾸러기 절친이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다. 어느 날 밤, 이 친구들은 교장에게 중대한 장난을 치고, 그 사건으로 인해 학교에 감시 시스템이 설치된다. 억압적인 보안 시스템과 어두워지는 국가적 정치 상황 사이에 갇힌 이 친구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게 되면서, 그동안 직면하지 않았던 차이들을 마주하게 된다.

DIRECTING INTENTION

가까운 미래의 도쿄를 배경으로 한 <해피엔드>는 오늘날 일본에 이미 존재하는 사회정치적 역학을 한층 부각시킨다. 우익 정부와 민족주의적 외국인 혐오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이민자들이 일본에 정착하면서 다양한 민족과 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함께 성장하게 된다. <해피엔드>의 10대 주인공들은 바로 이러한 환경 속에서 성인이 되어 간다.
두 주인공 유타와 코우는 정치적 억압에 직면하여 각기 다른 익숙한 태도를 보여 준다. 한 명은 급진적인 변화를 위해 싸우고, 다른 한 명은 편안함을 지키려 한다. 이로 인해 서로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줄 모르는 두 절친 사이에 마찰이 생긴다.
생각해 보면 내가 성장했을 때에도 사회정치적 문제를 깊이 고민했던 것은 아니다. 그저 친구들과 함께 노는 것, 장난치고 10대 특유의 철없음을 즐기는 것이 중요했다. 나는 이러한 부분도 진솔하게 담고 싶었다.
가장 단순한 층위에서 <해피엔드>는 자연스러운 친구 사이의 멀어짐에 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 영화는 더 거대한 힘이 우리의 삶과 관계를 무의식적으로 어떻게 형성하는지 탐구한다. 불안이 만연한 환경에서 자란 <해피엔드>의 10대들은 미래에 대한 집단적인 불안을 처리할 방법을 찾고자 노력한다. 추측만 가능한 미래를 들여다보며 현재 우리가 느끼는 불안을 비춰 봄으로써, 오늘날 우리가 느끼는 두려움과 화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

FESTIVAL & AWARDS

2024 81th Venice Film Festival
2024 49th Toronto International Film Festival
2024 62th New York Film Festival
2024 29th 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2024 68th BFI London Film Festival
2024 7th Pingyao Crouching Tiger Hidden Dragon Film Festival

DIRECTOR
SORA Neo

SORA Neo

2020 The Chicken
2022 Sugar Glass Bottle
2023 Ryuichi Sakamoto

STAFF

연출 소라 네오 SORA Neo
제작사 Company Zakkubalan,Cineric Creative, Cinema Inutile
제작 Albert Tholen, Aiko Masubuchi, Eric Nyari, Alex C. Lo, Anthony Chen
각본 소라 네오 SORA Neo
촬영 Bill Kirstein
편집 Albert Tholen
음악 Lia Ouyang Rusli
미술 Norifumi Ataka
출연 Hayato Kurihara, Yukito Hidaka, Yuta Hayashi, Shina Peng, ARAZI, Kilala Inori, PUSHIM, Ayumu Nakajima, Makiko Watanabe, Shiro Sano

PROGRAM NOTE

번쩍거리는 도시의 야경을 비추던 카메라가 마치 불시착하는 우주선처럼 빠른 속도로 추락한다. 인상적인 첫 장면으로 시작하는 소라 네오의 <해피엔드>는 근미래의 일본을 배경으로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두 친구이자 아마추어 클럽 DJ인 유타와 고우의 이야기를 다룬다. 허가받지 않은 클럽 파티를 벌이던 두 사람은 학교로 도망친다. 새벽의 학교 옥상에서 우연히 교장의 자동차를 바라보던 유타와 고우는 생각지 못한 발칙한 장난을 벌인다. 분노한 교장은 실시간 감시 장치를 설치해 학생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제한하려 든다. 미래를 배경으로 세우지만, 소라 네오가 제기하는 이야기는 무척이나 20세기적이다. 파시즘과 정치적 각성, 학생 운동과 시스템의 억압 사이에서 진동하는 우정의 관계를 기록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테러와 이민자들, 거대한 재난과 불안정한 공동체 집단, 국가권력과 첨단 감시 체계가 뒤얽힌 혼란스러운 일본이라는 허구의 무대는 우정을 유지할 수 있는 미장센인가? <해피엔드>는 지난 세기 일본의 정치적 영화들이 해결하지 못한 질문의 잔여를 파고든다. 다큐멘터리와 실험 영화 작업으로 각광받은 소라 네오의 첫 번째 극영화다.

김병규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