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
서울독립영화제2016 (제42회)
본선경쟁 단편
연제광 | 2016 | Fiction | Color | DCP | 10min 12sec
SYNOPSIS
중소기업 신입 여사원인 정민은 홍어 집에서 자신의 상사인 우 대리와 함께 현 전무를 접대하게 된다.
DIRECTING INTENTION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린, 우리사회 특유의 접대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연제광
2014 < AMNESIA >
STAFF
연출 연제광
제작 김종성
각본 권항
촬영 한상길
편집 권항
조명 이광용
음악 정도희
미술 이가희
출연 서은수, 우상기, 현봉식
PROGRAM NOTE
그 이름 홍어. 혹자에겐 이름만 들어도 침이 고이게 만드는 단어겠지만 누군가에겐 냄새만 맡아도 눈살이 찌푸려지게 하는 음식일 것이다. 더군다나 술자리에서 이제 막 회사에 입사한 여직원이 이걸 억지로 먹어야 한다면, 얼마나 곤혹스럽겠는가. 그러나 그녀는 반드시 이걸 먹어야 한다. 왜. 여기는 ‘우리 회사의 월급이 다 저기서 나온다.’는 위대하신 전무님을 위해 만들어진 술자리니까. 그렇기 때문에 여직원은 이곳에서 아무리 역겨운 대사가 난무해도 예쁘게 미소를 짓고, 전무님 빈 잔에 술을 따른다. 그의 말처럼 꽃으로서의 임무를 다하는 것. 그것이 오늘 여직원에게 주어진 사회인으로서의 미션이고, 정글에서 살아남으려면 싫어도 버텨야한다.
<홍어>는 유쾌하게 볼 수 없는 영화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술자리 접대문화를 전무, 대리, 신입 여직원의 모습을 통해 매우 직설적으로 보여준다. 희화화된 듯 보이는 남자 배우들의 연기는 특히 근래 문화 예술계에서 수면 위로 떠오른 성추행 사건들을 떠올리게 만들고, 인터넷상에서 공공연히 회자되는 한남충들을 소환하게 한다.
하지만 영화는 클라이맥스 지점에서 갑자기 의외의 카드를 꺼내든다. 어쩌면 이 지점 때문에 예리한 풍자극이 될 수 있었던 영화가 훈훈한 드라마로 마침표를 찍은 듯 보이지만, 캐릭터의 전형성을 깨주었다는 점에서 지지를 보내고 싶다.
신아가 / 서울독립영화제2016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