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베가스

서울독립영화제2005 (제31회)

단편경쟁

김선민 | 2005 | Fiction | 16mm(Beta) | Color | 19min

SYNOPSIS

선화는 가리봉에 산다. 산업화의 메카였던 구로공단, 노동자들의 문화공간이었던 가리봉시장, 이제는 조선족타운이 형성되었고 외국인 노동자들이 그 공간을 메우고 있다.
가리봉 쪽방에서 살던 선화는 회사 이전으로 가리봉을 떠나게 된다. 이사짐을 옮기면서 보잘 것 없지만 선화의 소중한 장롱이 부서지고, 선화는 속상하다. 임신한 친구 향미는 선화의 마지막을 배웅하고, 선화는 가리봉을 돌아본다.

DIRECTING INTENTION

가리봉에서 피 땀흘렸던 수많은 선화들의 애환이 밀리고 밀려서 그냥 사라지는 것만 같다...

FESTIVAL & AWARDS

2005 인디포럼
2005 제7회 정동진독립영화제
2005 미쟝센단편영화제 비정성시 부문 최우수상
2005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후지필름상

DIRECTOR
김선민

김선민

1999 <그리운 이름 하나>
1999 <이름없는 들풀>
2001 <반세기를 넘어>
2001 <돌아보면>
2004 <後애>

STAFF

연출 김선민
제작 한국영화아카데미
각본 김선민
촬영 최병훈
편집 김선민
조명 김대유, 이종효
미술 김요한, 마동연
음향 송영호
스토리보드 김재훈
음악 김동욱
믹싱 송영호
출연 이윤미, 정선연, 정대용, 딴진 노바 스티월

PROGRAM NOTE

2005년 독립영화계의 최대 화제작인 <가리베가스>는 이미 수많은 영화제를 돌았음에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다시 한번 볼 가치가 있다는데 의견이 일치된 작품이다. 이 영화는 타자재현의 정치학이 소재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간의 정치경제학을 심도 깊게 고찰한 보기 드문 작품이며 소외된 인간에 대한 따스한 시선을 머금은 휴머니즘 영화다. 물론 제목이 암시하듯이 이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은 가리봉이라는 공간이다. 1960년대 한국 자본주의의 주역인 블루노동자들의 삶의 애환이 담겨있는 곳이자 굴뚝형 한국자본주의의 역사를 압축하고 있는 곳. 카메라는 디지털 단지로의 화려한 변신을 꿈꾸며 수 십 년 간 이 공간에 쌓여온 인간의 체취와 역사성을 순식간에 쓸어버리는 자본의 폭력성을 담담히 응시하고 그 앞에서 저항 한번 변변히 못해보고 밀려나는 사람들을 애잔하게 바라본다. 이 해괴한 한국형 공간의 분열증 속에서 이 거리를 지나던 존재들은 이제 어디로 사라져갈까? 번쩍번쩍해진 가리봉의 외관이 무한 증식하는 자본의 광채를 발하기 시작할 때 감독은 그 휘황찬란한 표면 밑에서 비명 지르며 소멸하는 도시의 경련과 주름, 그리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맹수진 / 서울독립영화제2005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