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양7단지

서울독립영화제2020 (제46회)

본선 단편경쟁

서예향 | 2020 | Documentary | Color | DCP | 34min 48sec (K, E) | 단편 최우수작품상

SYNOPSIS

가양7단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DIRECTING INTENTION

영구임대아파트단지라는 물질적 세계를 기반으로, 그곳에 사는 이들의 비물질적 기억을 들어 본다. 아마 그 기억은 서로 닮아 있을 수도 혹은 전혀 다를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그건 어디에서 맞물리는지, 또 어디에서 어긋나는지. 이들의 삶은, 우리의 삶은, 각각 어떤 형태를 띠고 있는지, 어떤 모양을 갖고 있는지, 그려 본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서예향

서예향

2020 나는 

STAFF

연출 서예향
제작 임철수
촬영 임철수
편집 서예향
믹싱 서예향
출연 정순옥, 안상순, 백영주, 하충선

PROGRAM NOTE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의 많은 것은 ‘아파트’로 설명되고, 투시되고, 축약할 수 있다. 돈의 흐름과 돈의 축적이 아파트의 위치에 따라 결정되고, 교육과 의료 환경, 복지도 아파트라는 공식에서 값이 나온다. 안전진단 불합격을 받아 ‘재개발’되는 것이 공동체의 경사와 성과이자 개인들 투자의 성공이 되는 기묘한 서울에서 주목받기 힘든 아파트 단지가 영화의 주인공 가양7단지이다.
영화의 첫 인터뷰는 수급자에 대한 설명을 한다. 그다음에는 장애가 있는 아이를 둔 어머니의 목소리가 이어진다. 할머니들이 하나둘 모여드는 곳이 보이고 아파트 주민은 단지 안의 벤치 설치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다. 나이 든 주민들의 이야기 뒤에 아이들의 목소리로 놀이터와 학교를 회상하는데, 초등학교의 학생 수가 적어져서 폐교를 한다는 소리는 무심하지만 충격적이다. 이웃의 고독사를 이야기하는 주민의 말투만큼 충격적이다. 농어촌 지역이 아닌 서울의 학교가 학생 수가 적어서 폐교가 될 수 있다는 것은 거대 밀집 학교가 있는 강남과는 다른 도시가 아닌 다른 나라의 이야기 같다.
서울의 타지역에서는 알 수 없는 ‘7단지’는 지역 안에서는 어떠한 고유명사이다. 각자의 인생사를 이야기하는 이들은 스스로 7단지를 혐오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것은 7단지에 대한 외부의 시선을 체화한 이들의 결론이다. 아파트를 사랑하고 갈망하는 이들로 가득 찬 대도시에서 배제된 혹 낙인된 공간으로의 아파트 단지는 낯설고 그 안의 인간미는 더 낯설다. 각자의 삶이 짧은 시간 안에서 각각의 목소리로 들릴 수 있게 한 섬세하고 편안한 인터뷰가 <가양7단지>의 큰 매력이다.

이원우 / 서울독립영화제2020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