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에
서울독립영화제2018 (제44회)
경쟁부문 장편
장우진 | 2018| Fiction | Color | DCP | 91min 43sec (E)
SYNOPSIS
중년의 부부 은주와 흥주가 30년 만에 춘천의 청평사를 방문한다. 그곳을 빠져나오는 차 안에서 은주는 핸드폰을 두고 온 것을 깨닫는다. 부부는 그렇게 청평사로 되돌아간다. 그곳에서 둘은 우연히 30년 전, 처음 하룻밤을 보냈던 곳을 발견한다. 그곳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 둘의 잠 못 드는 겨울밤이 시작된다. 그들 각자 무의식의 여행이 시작되고 청평사 일대를 떠돌며 옛사랑, 친구, 젊은 커플과 조우하며 자신의 삶과 함께 살아온 시간을 성찰한다. 다시 방에서 재회한 둘은 감춰왔던 속내를 털어놓게 된다. 청평사의 겨울밤에 둘은 갈림길을 맞는다.
DIRECTING INTENTION
핸드폰을 잃어버린 계기로 50대 중년 부부가 30년 전 처음 하룻밤을 보낸 청평사 인근에 머물게 된다. 둘의 여정을 통해 진정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묻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18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2018 제33회 마르델플라타 국제영화제
2018 제22회 탈린 블랙나이츠 영화제
2018 제33회 앙트레뷰 벨포트 국제영화제
2018 제40회 낭트 3대륙 영화제
DIRECTOR

장우진
2014 <새출발>
2016 <춘천, 춘천>
STAFF
연출 장우진
제작 봄내필름, 김대환
각본 장우진
촬영 양정훈
편집 장우진
조명 양정훈
미술 김아름
출연 서영화, 양흥주, 이상희, 우지현
PROGRAM NOTE
중년의 부부가 춘천으로 놀러 왔으나 둘 사이는 그리 정다워 보이지 않고 아내가 핸드폰을 잃어버린 걸 뒤늦게 알게 되는데 그녀는 이상하리만치 사라진 핸드폰에 집착한다. 영화의 시작은 평범해 보인다. 그러나 이들이 핸드폰을 찾기 위해 왔던 길을 되돌아가, 겨울밤의 낯선 풍경 속에 놓이는 순간부터 영화는 입구와 출구에 무관심한 채, 자신을 미로로 만드는 힘에 적극적으로 매혹되기로 작정한 것 같다. 무언가에 홀린 듯 이탈하고 어긋나는 동선들, 그 과정에서 마주친 과도한 풍경들, 유령처럼 출몰하고 사라지는 사람들이 미로 같은 그 날 밤의 시간을 추동한다. 굳이 이야기로 추리자면, 영화는 춘천의 겨울밤을 지나는 메마른 부부의 시간과 어느 젊은 커플의 시간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해야겠지만, 사실 이런 설명은 <겨울밤에>를 이해하는 데 별 도움을 주지는 않는다. 알고 보니 이곳은 아주 오래전, 부부가 연인이던 시절 왔던 데라지만, 영화는 그들이 과거를 추억하며 관계를 회복할 계기 같은 걸 마련하는 대신, 그들이 그 시공간을 철저히 혼자, 낯설게 다시 느끼게 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함께 여행을 온부부의 안온한 시간이 아니라, 그들 각각이 빠져드는 개별적이고 모험적인 시간과 접속하게 된다. 이 영화의 구조는 그런 의미에서 선형적일 수 없고, 무한히 새로운 시간으로 열릴 가능 성을 내장하며, 단 하룻밤에 일어난 일일 뿐인데, 마치 시간의 한계가 없는 어떤 세계의 상태로 경험된다. 영화가 마지막 장면에 도달하는 순간까지 이 풍경의 시간도, 이들의 관계도, 여러 결의 서사적 흐름도 해소되거나 끝나지 않는다. <겨울밤에>는 감독의 전작인 <춘천, 춘천 >의 기본적인 화법과 태도를 공유하지만, 더욱 엄밀해진 구조와 영화적 밀도, 한층 강해진 형식적 자의식이 세련되게 조합된 결과물이라 할만하다.
남다은 / 서울독립영화제2018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