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와 사이
서울독립영화제2025 (제51회)
임경희 | 2025 | Documentary | Color | DCP | 40min (KN) World Premiere
TIME TABLE
| 12.1(월) | 19:30-21:13 | CGV압구정(신관) ART2관 | GV, 12 |
| 12.2(화) | 11:30-13:13 | CGV압구정(본관) 2관 | GV, 12 |
SYNOPSIS
강원도 강릉, 분단의 그림자가 일상에 스며 있던 작은 도시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나는 1990년대 무장공비 사건을 목격하며 ‘경계’의 의미를 몸으로 배웠다. 그날 이후, 나에게 평화는 단순한 이상이 아닌 ‘살아남기 위한 질문’이 되었다.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다시 강원도로 돌아온 나는 ‘평화’를 주제로 공부를 시작하며, 역사학자이자 평화학자인 이동기 교수와 함께 독일의 옛 분단 접경지를 따라 평화답사에 나선다. 독일 접경지 경계와 강원도 경계를 훑으며 내가 살아온 지역의 정체성과 냉전과 분단의 접경지로서 ‘경계도시’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사이’로 바꿀 수 있을까.
DIRECTING INTENTION
같은 공간을 경계로 느끼는지, 사이로 느끼는지는 인식의 차이에서 온다. 독일 경계지는 한때 냉전과 분단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일상의 길로 되돌아왔다. 그러나 한국의 경계, 특히 강원도의 경계는 여전히 ‘미완의 평화’를 증언한다. 강원도 출신 감독으로서 이 두 경계의 시간차 속의 ‘기억과 현재, 전쟁과 일상, 분단과 평화’의 간극을 바라보며, 물리적 경계를 넘어 ‘사이’로, 적대의 공간이 관계의 공간으로 전환되는 사유의 여정을 담고자 한다. 경계선 위에 선 ‘개인’의 이야기는 ‘공동체의 기억’이 되어 돌아온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임경희
2016 난잎으로 칼을 얻다
STAFF
연출 임경희
제작 서태수
촬영 임경희
편집 임경희
조연출 신윤영
출연 이동기, 이기찬, 마티아스 슈타인바흐
PROGRAM NOTE
평화학을 공부하기 위해 춘천에 온 감독은 평화학자 이동기와 함께 독일로 학술여행을 떠난다. 한국의 강원도와 마찬가지로 동독과 서독의 접경지였던 독일의 장소들을 찾은 감독은 먼저 통일에 성공한 그곳의 사례와 한국의 모습을 함께 떠올린다. 물론 여기엔 동독과 서독의 통일이 다소 성급했으며 현재의 정치적, 사회적 문제들과 연결된다는 사후적 평가가 덧붙는다. 하지만 서로 다른 방식으로 관리되어 온 양측의 접경지역을 살펴보는 것은, 서로의 상황과 지역을 알 수 없는 남한과 북한의 사람들이 서로를 보지 못했기에 결여된 상상을 가능케 한다. 김일성의 사망이나 동해안을 통한 북한군 남침 등의 사건을 통해서야 가까스로 목격될 수 있는 북한의 모습을 유년기에 보아 온 감독에게, 남과 북을 가로지르는 경계는 언젠가 넘어서야 할 대상이다. 다소 투박한 만듦새의 이 영화에 아주 정교한 정치적, 역사적 논쟁이 담겨 있진 않다. 다만 통일과 평화라는 주제를 말하기 위해 우리가 상상해야 하는 경계 넘기가 무엇인지, 이 영화는 함께 이야기하자고 제안한다
박동수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