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문경으로 시작하는 짧은 주소
서울독립영화제2009 (제35회)
본선경쟁(단편)
이경원 | 2009|Fiction|Color|HD|43min
SYNOPSIS
은아는 답답한 문경을 떠나려고 한다.
제주의 어느 마을의 주소를 넌지시 적어보이며 고향으로 가고 싶어 하시는 할머니.
떠나려는 사람과 돌아가려는 사람.
떠나는 날 은아에게 길을 물어보는, 문경으로 내려와 정착 하려는 상원.
상원이 들고 있는 쪽지에는 은아의 아버지 부동산의 주소가 적혀있다.
경북 문경으로 시작하는 짧은 주소.
DIRECTING INTENTION
그곳은 아름답지만 답답했다.
하지만, 그녀와 나는 벌써 그곳이 그립다.
FESTIVAL & AWARDS
2009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
2009 인디포럼
2009 제10회 대구단편영화제
DIRECTOR

이경원
2005 < Storygoes >
2005 < 배우 박장호 >
2006 < 난 귓가에 불던 바람이 그리울 뿐이야 >
2007 < 누구도 다르지 않다 >
2008 < 문경 어사용 >
STAFF
연출 이경원
제작 박성숙
각본 이경원
촬영 김구영
편집 이경원
조명 김구영
미술 최지영
음향 박문칠
음악 전성우
출연 윤희진, 민희식, 이인웅
PROGRAM NOTE
머니와 아빠, 어린 동생이 있는 ‘경북 문경’으로 시작하는 작은 도시, 그곳에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하는 은아가 있다. 은아는 홀로 된 아빠 곁에서 어린 동생에게는 엄마이자 누나로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며 소도시에서의 삶을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은아는 가족을 위해 미뤄왔던 그림을 그리러 서울로 갈 것을 결심한다. 아빠는 묻는다. “그거 꼭 거기 가야 할 수 있는 긴가?”
과연 은아가 그리고 싶었던 그림은 ‘거기’ 서울에서밖에 그릴 수 없는 것일까.
시골과 도시의 구분이 생겨난 이후 자라온 곳에서 인생의 이동행 버스를 타야했던 많은 사람들의 쓸쓸함. 성장인지 이별인지 채 구분하기도 전에 자의반 타의반 헤어져야만 했던 가족들의 애잔함. 결국은 태어나고 자란 곳에서 살아갈 수 없다는 슬픔.
노랗게 익어가는 들녘의 벼와 하늘, 공기 등 아름다운 문경의 풍경과 토속적인 사투리가 영화를 이끌며, 절제된 화면 속으로 많은 이야기들이 흘러간다.
감독이 한 동안 머물렀던 공간에 대한 기억들, 그 안에서 했던 생각들이 성장과 함께 묵직하게 묻어나는 이 작품은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 오래 오래 남아 있는 낡은 공간과 시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떠나는 날, 버스 정류장에서 상원이 내미는 경북 문경으로 시작하는 짧은 주소를 보며 은아는 말한다. ‘거기 살기 좋아요, 잘 사세요’ 은아와 상원처럼 영화를 보는 사람도 떠나려는 마음과 돌아가려는 마음이 내내 머뭇거린다.
정선영 /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