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춤
서울독립영화제2015 (제41회)
특별초청 단편
민용근 | 2015 | Fiction | Color | DCP | 15min 2sec
SYNOPSIS
한 여자가 병원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황급히 집을 나간다.
텅 빈 집엔 묘한 눈빛을 가진 고양이 인형이 놓여 있다.
그 집으로 한 남자가 들어온다.
DIRECTING INTENTION
삶의 가장 힘든 순간에 찾아온 뜻밖의 위로.
FESTIVAL & AWARDS
2015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 단편쇼케이스 부문 초청
DIRECTOR

민용근
1996 <주말>
2006 <도둑소년>
2009 <원나잇 스탠드>
2010 <혜화, 동>
2013 <어떤 시선>
2014 <자전거도둑>
STAFF
연출 민용근
각본 민용근
촬영 최한솔
편집 민용근
조명 최한솔
음악 모그
출연 박성연, 이해성
PROGRAM NOTE
<고양이춤>은 단편영화의 경제적인 호흡을 극대화한 작품이다. 여느 평범한 오후, 남편을 위해 밥상을 차리던 아내가 한 통의 전화를 받고서는 다급히 집을 나선다. 그사이 집으로 돌아온 남편이 홀로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 나서는 춤추는 고양이 인형의 버튼을 누른다. 시간의 생략과 속도감 있는 이야기 전개를 미덕으로 삼는 이 영화의 주요 사건들은 아내는 요리를 했고, 남편은 밥을 먹었고, 고양이 인형은 춤을 췄다는 정도로 요약 가능하다.영화에는 크게 두 가지 논리적 일관성이 작동하고 있다. 우선, 모든 사건에는 현존과 부재가 항시 공존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내가 요리를 할 때는 남편이 그 자리에 없고, 남편이 밥을 먹을 때는 아내가 그 자리에 없다. 다음으로, 고양이 인형의 작동 원리가 있다. 고양이 인형은 사람이 버튼을 눌러야지만 요란한 음악 소리를 내면서 춤을 출 수 있다. 이 두 가지 원리, 즉 현존과 부재의 공존 원리와 고양이 인형의 작동 원리가 후반부에 동시에 쓰일 때 이야기의 흐름은 절정에 달하는 동시에 극적인 반전을 이루는 데도 성공한다. 전체적으로 생략 및 단축을 활용하고 있음에도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은 명확해 보인다. 아내와 남편이 물리적으로 한 공간에서 함께 공존할 수 없다는 현실은 이별, 죽음, 고독, 우울 등의 관념을 환기시킨다. 더불어, 버튼을 누른 사람이 없는데도 고양이 인형이 저 홀로 춤을 출 때, 부재가 현존으로 그리고 죽음이 삶으로 바뀌는 기적이 연출된다. 다시 말해, 이 영화가 선사하는 감동은 ‘나 홀로’일 때 ‘저 홀로’ 춤을 추는 고양이 인형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삶의 위안에 다름 아닌 것이다.
이도훈/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