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상녀
서울독립영화제2013 (제39회)
해외초청
리타 후이 | Hong Kong China | 2013 | Fiction | Color | HD | 114min
SYNOPSIS
가족의 친구를 보내는 고별식 자리에서 곡을 하던 코튼은 혼령에 씌어 이상한 행동을 한다. 몸과 의식이 분리되고, 전혀 다른 기억과 정체성과 행위들이 그녀 안에 머문다. 이로 인해 그녀와 다리를 저는 남자 친구, 그리고 담당 정신과 의사 사이의 관계도 더욱 뒤얽혀 간다. 공포영화와 실험영화를 오가는 낯선 어법으로 인간의 본질을 반문하는 작품.
DIRECTING INTENTION
다른 영혼을 이해할 줄 아는 여인을 주인공으로 삼은 이 영화를 구상하게 된 것은 내 자신의 출산 경험 때문이었다. 아이를 낳는 것은 자신의 삶과의 연결을 끊고, 다른 이의 삶과 연결되는 것과 같다. 탯줄은 끊어지지만, 모자 사이의 연결은 평생 동안 이어진다. 어머니로서 나는 이 세계에서 아이의 확장과도 같은 존재가 된다. 하지만 우리는 더 이상 한 몸이 아니다. 나는 아이가 스스로의 자아와 몸에 익숙해지며 한 개인이 되어 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나에게 이 경험이 준 공포는 유령이나 영혼에 대한 두려움과 비슷했다. 결국에는 자신을 잃어버릴 수도 있지만, 동시에 다른 어떤 ‘큰’ 존재를 받아들이는 경험이기도 한 것이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따로 떼어낼 수 없지만, 동시에 분리되어 있는 상태이기도 하다. 이것은 무척이나 뒤틀린 경험이다. 그리고 자아는 어떻게 형성되는가? 이 이야기는 바로 여기서 시작되었다.
FESTIVAL & AWARDS
2013 홍콩독립영화제
2013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리타 후이
2009 < Dead Slowly >
STAFF
연출 Rita HUI
제작 Wen CHANG, Venus WONG
각본 Rita HUI, Yuejin HO
촬영 Kubbie TSOI
편집 Wai Nap WONG, Rita HUI
음악 Samson YOUNG
미술 Honkaz FUNG
출연 Michelle WAI, Mitsu Hana, Ryan LAU, Hon Man KO, Wing Chung LEUNG
PROGRAM NOTE
장례식장에서 일하는 코튼은 울음과 노래, 춤 등으로 죽은 이의 넋을 위로하는 ‘곡상녀’, 말하자면 ‘곡하는 여자’다. 남들은 보지 못하는 혼령을 보고 그들과 소통하는 능력을 지닌 코튼은 지인의 장례식에서 평소와 다른 이상행동을 보인다. 그녀의 주위를 맴도는 혼령 링의 영향 때문이다. 링은 혼령인 자신과 교감할 수 있는 코튼 곁에 머물고, 코튼은 의식과 몸이 분리되는 일이 잦아지며 현실과 비현실의 세계를 넘나든다.
홍콩의 여성 독립영화 감독이자 비디오 예술가인 리타 후이의 두 번째 장편영화 <곡상녀>는 독특한 ‘귀신 영화’다. 혼령과 빙의를 소재로 다루며 공포영화의 분위기를 띠긴 하지만, 사건이나 이야기의 전개보다는 미묘한 심리와 다양한 이미지의 혼합을 주축으로 장르영화의 공식과는 거리가 먼 실험영화의 낯선 어법을 보여 준다. 산수화, 초현실적인 바다와 숲, 좌우상하 거울이미지나 여러 이미지의 콜라주, 비디오 퍼포먼스처럼 연출된 순간 등 다양한 이미지의 실험과 도교 서적의 문구, 경극과 기이한 사운드 등의 요소가 혼재된 영화에는 때로는 불가해하지만 호기심을 자아내는 묘한 매력이 있다. 코튼의 몸에 링과 코튼, 둘의 영혼과 기억, 의식이 공존하게 되면서 몸은 코튼이니 그녀는 코튼인지, 몸에 든 영혼이 링이라면 링인지, 인간의 본질에서 육체와 영혼의 의미를 반문한다는 점에서도 흥미로운 작품이다.
황혜림/서울독립영화제2013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