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의 끝

서울독립영화제2004 (제30회)

중편경쟁

홍원찬 | 2004 | Fiction | DV | Color | 25min 20sec

SYNOPSIS

한적한 골목, 이국적인 집들, 아름답기로 소문난 일산의 한 주택가, 전역 하루 전 박 수경이 첫 근무를 나온 신참 한 일경과 함께 순찰 근무를 나선다.
사람들에게 자상하고 친절한 박 수경은 언제나 이 곳의 고요함과 풍족함을 사랑할 뿐만 아니라 언젠가 반드시 자신도 성공하여 이 곳의 고요함 속에 소속되기를 원하는 인물이다.
고요한 주택가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질 않는다. 사람들은 친절하고 거리는 낭만적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들에게서 발생한다. 박 수경이 자리를 비운 사이 보초 근무를 서던 강 상경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한 일경을 구타한다. 다시 돌아 온 박 수경에 의해 한 일경은 구원 받지만, 박 수경은 한 일경이 사는 집이 자신이 항상 순찰을 돌며 동경해마지 않는 그 곳 주택가였음을 알게 되자 자신도 한 일경을 학대하기 시작한다.

DIRECTING INTENTION

겉으로 드러나는 인공적인 평화로움과 안정,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존재하는 군대와 같은 조직이 그러한 것들을 위해 개개인의 존재, 개인의 상황들을 무시하며 파괴해 버릴 수밖에 없는 현실의 모습과 그러한 것들에 반응하는 인물들의 부조리함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DIRECTOR
홍원찬

홍원찬

2002 <표류> (단편, 16mm)

STAFF

연 출 홍원찬
기 획 유형배
촬 영 최광선
편 집 한영규
미 술 강민수
녹 음 이지윤
믹 싱 이인아
출 연 이호성, 홍인표, 강효열

PROGRAM NOTE
24시간 후면 제대하는 말년의 착한 고참과 고문관이 될 확률이 90%인 신참 그리고 무언가 세상에 대해 적개심으로 이글거리는 나쁜 고참. 부자동네 지키는 일을 하는 세 명의 의경들 심리를 잘 묘사한 이 작품은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에 대해서 혹은 폭력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이 작품의 모티브는 '제복을 입고 있을 땐 주변 어디에서 누군가가 우리를 쳐다보고 있다'이다. 지금은 산동네에 살지만 제대 후 경찰공무원이 되어 이곳 부자동네에 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는 착한 고참은 결국 순간적인 분노를 참지 못하게 되고, 이 장면을 지켜본 누군가에 의해 폭행사건으로 신고된다. 
단지 무언가를 갖고 있다는 이유로, 계급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폭력을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나 한 순간의 실수로 앞으로의 삶이 완전히 꼬여버린 상황들은 단지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이러한 내용을 의경이라는 계급사회를 배경으로 감독은 능숙하고 재밌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만약 당신이 착한 고참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마리오 서울독립영화제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