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덩이
서울독립영화제2025 (제51회)
양선민 | 2025 | Fiction | Color | DCP | 22min (E)
TIME TABLE
| 11.28(금) | 19:40-21:11 | CGV압구정(본관) 2관 | GV, 12 |
| 12.1(월) | 15:00-16:31 | CGV 청담씨네시티 3관(컴포트석) | GV, 12 |
SYNOPSIS
오랜 친구 사이인 12살 해수와 선. 선은 언제나 스스로 선택을 하지 못한 채 해수가 시키는 대로만 지내 왔다. 하지만 해수가 곧 미국으로 이민을 간다는 것을 알게 되자 선은 혼란에 빠진다. 그리고 그날, 뒷산 깊은 곳에 난 구덩이에 해수가 빠지게 된다.
DIRECTING INTENTION
성장의 순간은 가장 원하지 않을 때 찾아온다. 자라지 않으려고 노력해 봤지만 끓어 넘치는 냄비의 뚜껑을 닫고 끌어안는 꼴이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 보아도, 점점 몸집을 키우며 나를 쫓아오는 두려움을 담아 보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25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2025 제8회 전주국제단편영화제 감독상
2025 제11회 경기필름스쿨페스티벌
2025 제15회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DIRECTOR
양선민
2020 딴짓특공대
2021 층간화음
2023 하나의 장례식과 둘의 졸업식
STAFF
연출 양선민
제작 박유빈
각본 양선민
촬영 이관호
조명 박성우
음악 김호영
미술 이연화
음향 박슬희
출연 안소예, 이효비, 지성은
PROGRAM NOTE
성장한다는 건 악(惡)을 알아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구덩이>는 그와 관련한 영화다. 선(안소예)은 이름답게 선한 아이다. 너무 선해 장수하늘소도 손에 댔다가 기겁할 정도다. 해수(이효비)가 아니었다면 아이들에게 대차게 놀림당했을 터다. 그런 해수가 곧 미국으로 이민 간다. 선은 해수 없이 어떻게 학교생활을 할지 막막하다. 방법을 발견했다. 동네 산에 올랐다가 ‘구덩이‘에 빠진 해수를 구해 주는 대신 가둬 뒀다. 그때부터 세상이 달라 보인다. 영화의 오프닝은 구덩이의 시점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장면에 할애된다. 말하자면, 지금까지 살아온 것과는 완전히 뒤집어진 세상이다. 장수하늘소를 손에 두지 못해도 병에 가둬 두면 가지고 있을 수 있는 것처럼 선에게 해수는 이제 그런 존재가 되었다. 그러면서 선은 변했고 바라보는 세상의 시점도 변화했다. 늘 두려움으로 가득했던 선의 얼굴이 악독해졌고, 그녀의 뒤로 늘어진 그림자의 키도 부쩍 길어졌다. 배경 또한 낮에서 밤의 시간으로 이동하면서 아이들의 드라마인 줄 알았던 영화는 공포물 같은 분위기를 낸다. 그래서 이제 선은 본인의 이름답지 않게 악인으로 살아갈 것인가. 이는 포인트가 아니다. 성장한다는 건 평생 아름다울 줄 알았던 세상의 시궁창 같은 어두운 현실을 체화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거기서 선은 선과 악 그 사이에서 또 다른 성장을 하게 될 것이다.
허남웅 / 서울독립영화제2025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