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믈

서울독립영화제2009 (제35회)

단편애니메이션초청

김진만 | 2009|Animation|Color|HD|11min 11sec

SYNOPSIS

마음에 묻(問)고 마음을 듣(聞)고 마음의 문(門)을 열(開)다.

DIRECTING INTENTION

상처는 마음의 벽을 쌓기도 하고 폭력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상처받지 않은 사람은 더 인간적일 수 없다.
시끄러운 세상도 때론 나를 따뜻하게 한다.

FESTIVAL & AWARDS

2009 제5회 인디애니페스트
2009 빅카툰페스티벌
2009 크록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DIRECTOR
김진만

김진만

2003 < 볼록이 이야기 >
2007 < 밀양아리랑 >
2007 < 소이연 >

STAFF

연출 김진만
스토리 김진만
촬영 김진만
편집 김진만
캐릭터디자인 김진만
애니메이션 김진만
작곡 장영규, 고지윤, 최준일
사운드 문장혁

PROGRAM NOTE

목이 돌아가 버려 무언가를 바로 보기 위해서는 거꾸로 설 수 밖에 없는 목각인형이 있다.
거꾸로 선 목각인형은 제대로 걸어 다니기조차 힘들고, 어렵게 구해 자신의 몸을 지탱해주던 나무 받침대도 곧 다른 나무 인형에게 빼앗겨 버린다. 그리고는 온 몸에 못이 박힌 인형들이 다가와 목각인형을 비웃고 때리고 괴롭히더니, 심지어 자기들에게 박혀 있던 못까지 목각인형에게 던져버린다.
이제 설 수도 없는데 몸에 박혀버린 못투성이 인형이 되어버리다니! 목각인형은 괴롭다.
상처를 주는 것도, 받는 것도 좋아할 이는 없겠지만 우리는 상처를 주는 것보다 받는 쪽에 더 폐쇄적이다. 그러나 <그 믈>은 아무것도 숨기지 않는다. 목각인형은 다리 없는 인형이 몸에 박힌 못으로 걸어 다니는 것을 보고, 자신도 몸에 박힌 못으로 일어나 움직이기 시작한다.
우리의 삶을 만들고 있는 수많은 요소들은 영원한 일상인 ‘나’에게 끝없이 영향을 미치고 있고, 오늘이란 한 번 짜면 다시는 풀 수 없는 거대한 보자기의 작은 날실과 씨실일 뿐이다. 우리가 살아가며 받은 상처 또한 지금의 ‘나’를 구성하고 있는 크고 작은 요소이기에 김진만 감독은 그 상처들을 잊거나 버리지 말고 살아가라고 말한다.
<그믈>은 <볼록이 이야기>, <소이연>에 이어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세번째로 상영되는 작품이다.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영화를 보는 이에게 생각할 여지를 남겨주는 독특한 발상과 매끄럽고 현란함보다는 인형의 투박함을 더 생생히 안겨주는 스톱애니의 묘미, 그리고 막힌 시야를 파괴하는 일종의 미묘한 장외감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달로 /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