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언덕을 지나는 시간

서울독립영화제2018 (제44회)

특별단편

방성준 | 2018| Fiction | Color | DCP | 24min 1sec

SYNOPSIS

요절한 아들의 시집 `그 언덕을 지나는 시간`으로 한글을 공부하던 정숙은 시집의 마지막 페이지를 필사하던 날, 서울에 있는 아들의 대학교를 찾는다. 그곳에서 마주하게 되는 아들의 흔적과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 정숙은 그 언덕을 찾고 싶다.

DIRECTING INTENTION

각자의 삶 속에 넘어서야 하는 ‘언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 언덕을 통과한 그녀가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길.

FESTIVAL & AWARDS

2018 제17회 미쟝센단편영화제 사랑에관한짧은필름 최우수상
2018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2018 제13회 런던한국영화제
2018 제15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
2018 제18회 전북독립영화제
2018 제11회 서울노인영화제
2018 제8회 고양스마트영화제 대상

DIRECTOR
방성준

방성준

2017 <목련에 대하여>

 

STAFF

연출 방성준
제작 김태은
각본 방성준
촬영 고성헌
편집 방성준
음악 진대원
미술 김윤지
출연 변중희, 이지수, 방태원, 문혜인

PROGRAM NOTE

정숙은 늦은 나이에 한글을 공부한다. 한글 교실에서 수업을 들으면서도 틈틈이 요절한 자기 아들의 시집을 필사한다. 정숙은 마지막 시 <그 언덕을 지나는 시간>을 필사하며, 시에서 나 오는 ‘언덕’을 찾고자 한다. 아들이 재학했던 학교를 찾아가 ‘언덕’을 찾아보지만, 정숙이 생각하는 ‘언덕’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다 자기 아들의 시집을 좋아하는 선화를 만나면서 ‘언덕’에 대한 실마리를 찾게 된다. <그 언덕을 지나는 시간>은 마치 관객이 하나의 시를 읽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만든 영화이다. 그 시(영화)의 화자는 막 한글을 깨우친 정숙이다. 정숙이 화자이기에 그 효과는 극대화되는데, 정숙에게 아직 시는 단순하게‘사전’의 의미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아들의 캠퍼스를 찾았을 때 학교의 건물 이름을 읽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될 수록 정숙은 단어의 숨겨진 의미를 찾아내고, 결국 ‘언덕’이 의미하는 바를 찾는다. 청각이 좋지 않았던 아들이 느꼈을‘언덕’을 정숙은 한글을 깨우치고 나서야 알게 된 것 이다. 아들의 죽음과 그 모든 것을 품어주지 못했던 고통이 비로소‘언덕’으로 치환될 때 정숙은 집으로 돌아가는 언덕에 홀로 주저앉는다. 하지만 이내 다시‘언덕을 밀어내며’길을 오른다. 더는 정숙이 고통받지 않기를 바라며, 삶에서 많은‘언덕’들을 만났을 이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 영화이다.

배선희 / 서울독립영화제2018 프로그램팀